3천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9.11 테러 2주기 추도행사가 테러현장인 뉴욕 맨해튼의 옛 세계무역센터(WTC) 터 `그라운드 제로'와 워싱턴 등 미국 전역에서 일제히 개최됐다. 11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9시30분)부터 시작된 `그라운드 제로' 추도행사에서는 희생자들의 자녀를 비롯한 유족들이 나와 숨진 가족의 이름을 불렀고 행사참가자들은 무너진 WTC 쌍둥이 건물을 본떠 만든 연못에 헌화하면서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추도행사 중 쌍둥이 건물 가운데 북쪽 타워에 피랍여객기가 처음 충돌한 오전 8시46분을 비롯해 쌍둥이 건물이 각각 공격을 받을 시간과 무너진 시간에는 묵념과 타종이 이어졌다. 앞서 10일 밤부터 새벽까지 추모객들은 맨해튼의 유니언 스퀘어에서 `그라운드 제로'까지 촛불행진을 벌였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그라운드 제로' 추모행사 연설을 통해 "오늘 또 다시 뉴욕은 추모의 도시가 됐다"면서 "우리는 오늘 우리가 잃은 사람들을 추도하고 슬픔으로 기억하기 위해 여기에 모였지만 또한 그들을 자랑으로 기억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에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 부부가 백악관 앞마당에서 백악관 관리들과 함께 간단한 추도행사를 갖고 8시46분에 묵념을 올렸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 앞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뒤 기자들에게 "우리는 상실된 생명들을 기억할 것이며 그날 보여준 시민들의 영웅적 행동과 자비, 품위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전 역시 피랍여객기의 공격을 받은 국방부도 이날 아침 도널드 럼즈펠드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와 군 수뇌부가 청사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에 헌화했고 `펜타곤'으로 불리는 청사가 공격당한 시간인 9시37분에는 직원들이 일제히 묵념을 올렸다. 승객들과 납치범들의 격투 과정에서 피랍 여객기가 충돌한 펜실베이니아주 섕크스빌에서는 이 사건을 추모하기 위해 지어진 교회에서 여객기 추락시간에 맞춰 타종으로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이밖에도 미국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개최됐고 8시46분에는 전국의 교회와 관공서, 학교 등에서 타종과 함께 추모의 묵념이 실시됐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