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외무장관들에게 이라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요청했다. 아난 총장은 8일 `유엔 밀레니엄 선언' 후속조치 보고서 발간을 계기로 유엔 본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오는 주말(1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상임이사국 외무장관들과 회동하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또 오늘 오후 15개 안보리 이사국 대표들과 유엔에서 만날 예정이며 많은 유엔 회원국들과도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서 "이 모든 노력은 이라크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엔이 아프가니탄, 코소보, 동티모르 등 신생국 또는 전쟁을 겪은 국가의 질서회복을 돕는 데 많은 경험이 있다고 지적하고 이라크에서도 유엔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난 총장은 "미국이 제출한 이라크 결의안 논의는 이제 초보단계에 불과하다"고 전제하고 "솔직하게, 열린 마음으로 논의하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밀레니엄 선언' 후속조치 보고서에 관해 아난 총장은 경제, 사회문제를 다루는 `밀레니엄 개발목표'의 추진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지만 안보 문제에 관해서는 국제사회의 분열 양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련의 사건들이 국제 시스템을 교란했고 `밀레니엄 선언'에서 표명된 합의와 전망이 여전히 유효한지조차 의심스러운 지경"이라면서 "우리는 위협의 존재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심지어 그 대응이 집단적인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난 총장은 "국제사회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2주 뒤 열리는 유엔 총회에 각국 정부 수반들이 참석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상을 제시해 줄 것을 촉구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