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국민연설을 통해 이라크 전후처리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한 데 대해 국제사회가조심스러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은 8일 1천200명의 추가 병력을 이라크에 파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나 이는 이미 검토 중이던 것이라며 미국 지원 요청과 연계를 차단했고, 독일은 파병을제외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다. 이미 이라크에 2천 명 규모의 병력을 파견 중인 호주는 이미 추가 파병 가능성을 부인한 상태이며, 미국의 입장을 지지해온 일본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등각국은 즉각적인 응답을 회피한 채 유엔 결의안 통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제프 훈 영국 국방장관은 이날 의회에 제출한 성명을 통해 "현재 병력 증강을위한 전면적인 재고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현재 이라크에 주둔 중인 1만1천 명의 영국군 외에 추가로 1천200명 규모의 2개 대대를 추가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주 이라크 내 영국군의 임무를 재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이 같은 추가 파병이 부시 미 대통령의 지원 요청과는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밝혔다. 추가 병력은 오는 11월까지 배치가 완료될 예정이며 키프로스에 주둔 중인 제2경보병 대대와 `로열 그린재킷부대' 제1대대에서 차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요시카 피셔 외무장관은 이날 베를린에서 대사회의를 주재한 가운데 이라크 재건과정은 유엔이 주도해야 하며, 독일은 이라크 다국적군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피셔 장관은 "우리의 공동 임무는 이라크에서 평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전제한뒤 그러나 `우리가 과연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독일 정부 대변인도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독일이 인도적 차원에서 이라크재건과정에 참여하기 위한 `몇 가지 방안들'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으나, 군의 파병가능성은 배제했다. 일본에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자민당 총재 재선 운동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별다른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프랑스는 노엘 르노아르 유럽문제 장관이 부시 대통령의 지원요청을 `좋은 소식'이라고 환영했으나, 외무부 대변인은 이라크 문제에 관한 유엔과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만 말했을 뿐 부시 대통령의 요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호주는 이날 알렉산더 다우너 외무장관이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라크 내 임무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부시 대통령의 연설을 환영했으나, 이미 존 하워드총리는 지난주 유엔 안보리가 미국의 요청을 승인하더라도 병력을 추가 파견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한 상태다. 이밖에 그리스 외무부 대변인은 이라크 파병에 관한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유엔안보리 결의안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고, 인도는 유엔 승인이 있어야만 이라크 파병을 검토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런던.베를린 AP.AFP=연합뉴스)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