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추방하겠다고 거듭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 2일 샤울 모파즈 국방장관에 이어 7일에는 실반 샬롬 외무장관이 아라파트 추방을 요구했다. 샬롬 장관은 이스라엘 라디오 방송과의 회견에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총리가 사임하게 된 책임이 아라파트에게 있다며 아라파트를 추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라파트 수반이 압바스 총리에게 정치적 결정권을 주지않아 결국 사임으로 몰고갔다고 말했다. 샬롬 장관은 아라파트 수반이 수년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과정을 방해하고 이스라엘인들을 살해하기 위해 온갖 시도를 다했다"며 추방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샬롬 장관은 그러나 아라파트 추방 결정이 "내각의 전략적 검토"에 따라 내려질사항이라며 구체적 계획이나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그의 발언은 압바스 총리의 사임과 하마스 창설자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암살 기도로 팔레스타인 정정이 극도의 혼미에 빠져든 가운데 나왔다. 다니 나베 보건장관도 약속이나 한듯 이스라엘 라디오와 가진 별도 회견에서 "아라파트를 이곳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라파트를 추방해 초래되는 결과 보다 그가 여기서 저지르는 피해가 몇배나 더 크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아라파트 추방 가능성을 언론에 흘린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불과 5일전에도 모파즈 국방장관이 아라파트 추방문제를 올해 안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모파즈 장관은 당시 이스라엘 군 라디오와의 회견에서 "아라파트는 압바스총리와의 정치적 진전 전반에 있어서 큰 걸림돌"이라면서 "우리는 2년 전 그를 몰아내지않는 역사적 실수를 저질렀지만 확실히 올 연말까지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7월에는 아리엘 샤론 총리가 영국 언론과의 회견에서 아라파트를 추방할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지도자들의 잇단 아라파트 추방 경고는 아라파트 수반과의 파워게임에서 압바스 총리를 원격 지원하기 위한 계산된 발언으로 보인다. 아라파트 수반은 이스라엘군에 의해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의 자치정부 청사에 20개월째 갇혀 사실상의연금상태에 있다. 이스라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샤론 정부 각료의 과반수가 아라파트 수반을 추방하는데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신베트 등 정보기관들은 그를 추방할 경우 오히려 운신의 폭을 넓혀줘 이스라엘에 대한 파괴공작을 더욱 강화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는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샤론 총리는 팔레스타인 저항운동 단체 하마스에 대한 압박을 조금도 늦추지 않고 하마스 대원들을 끝까지 추적해 제거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유력 신문 예디오트 아하라노트 7일자 회견에서 자신의 최종 허가에 따라 이스라엘군이 전날 가자시티에서 야신 일행을 노린 공습을 단행했다고 확인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