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내주 열릴 이사회에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길 기대한다며 핵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IAEA 이사회가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의 보고서를 꼼꼼히 살피고 이란의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며 적절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분명히 생각한다"고 밝혔다. 바우처 대변인은 그러나 "이사회는 다양한 형태의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만 밝혀 미구기 희망하는 조치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지는 않았다. IAEA는 오는 8일 이사회를 열어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지적한 엘바라데이 총장의 보고서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 보고서는 그러나 미국의 주장처럼 이란이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증거는 제시하고 있지 않다. IAEA 주재 미국 대표도 이날 미국은 내주 IAEA 이사회에서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강력한 결의안이 채택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네스 브릴 대표는 "미국의 목표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속속들이 살펴보기 위한 IAEA의 활동을 뒷받침할 강력한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라면서 "이같은 결의안은 이란이 IAEA와 전면적으로 협력할 급박성을 강조해야한다"고 말했다. 브릴 대표는 그러나 결의안이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위반했음을 명시할것임을 시사하지는 않았다. 만약 결의안이 이같은 내용을 담게 되면 이란 핵 문제는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넘어가 강력한 경제제재 등이 부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IAEA의 한 외교관은 이와 관련해 "현 시점에서 이란에 대한 제재 언급은 없다"면서 하지만 미국이 다른 회원국의 지지를 얻을 경우 결의안의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IAEA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캐나다와 영국, 호주가 미국과 함께 강경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외교관들은 지난 주부터 각국 관계자들과 접촉해 이제는 IAEA가 이란 핵 문제를 유엔에 회부해야 할 때임을 설득하고 있다고 미 고위 관리가 전했다. 또 존 볼턴 국무부 차관은 프랑스 파리에서 핵 무기 및 기술 확산 저지를 주제로 하는 회의에 참석, 각국 관리들과 이란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빈 AP.AFP=연합뉴스)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