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여성갱단이 지역과 대상을 가리지 않고 시전역에서 무차별 폭력을 휘두르고 있어 경찰이 긴장하고 있다고 샌프란시스코게이트닷컴(SFGate.com)이 3일 보도했다. 자칭 `힐 걸스(the Hill Girls)'라는 이 갱단은 포트레로 힐 지역의 공공주택에거주하는 약 20명의 흑인여성으로 구성돼 있으며 올해 초부터 같은 여성을 표적으로 폭력을 일삼고 있다는 것이다. 갱단원들은 자신들의 남자친구 등과의 연애사건에 연루된 여성을 골라 폭력을행사한 경우도 있으나 버스안에서 가볍게 부딪혔다는 이유만으로 버스에서 내린 뒤상대를 뒤쫓아가 공격하고 또 휴대전화로 연락을 받은 다른 단원들까지 합세, 무차별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도 많다고 경찰은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경찰당국의 폭력범죄 전담반 소속의 렌 브로버그 형사는 "다른 도시에 여자갱단이 많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처음"이라며 지난 6개월간 이들의 소행으로 확인된 것만 최소 15건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검찰당국에 대해 `힐 걸스'를 중형에 처할 수 있는 범죄단체로 분류해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경찰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사건의 구체적 내용을 밝히기를 꺼리고 있으나 갱단원 여러 명을 체포했으며 앞으로 몇주내에 추가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이라고 밝혔다. `힐 걸스'의 폭력은 밤중은 물론 백주 대낮에도 벌어지고 있으며 지난달까지만해도 도시 남동부 지역, 즉 베이뷰와 포트레로 힐, 3번가 골목 등에서 이들이 주로활동했으나 최근에는 웨스턴 애디슨과 필모어 등으로 활동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경찰은 "남자갱들이 특정 영역을 근거지로 삼아 영역내에서 활동하는 것과 달리 이 여자갱들은 훨씬 더 폭력적이며 활동무대를 특정지역으로 국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은행강도와 유사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 처음에는 소심한 태도로 수백달러 정도의 돈을 훔친 후 범죄가 들키지 않자 차츰 대담해지면서 살인까지 일삼게된다는게 경찰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10대는 물론 40, 50대 등 연령층도 다양하다. 피해자 의 대부분이 흑인이며 라틴계도 일부 피해를 당했지만 인종적 특성과는 무관하게 폭력이 행사되는 것 같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갱단원들은 피해자들에게서 지갑과 휴대전화 등을 빼앗지만 절도가 범죄동기는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또 피해자에게 빼앗은 휴대전화에 입력돼 있는 번호로협박전화를 걸기도 하며 심지어는 피해자의 집까지 찾아가 집안으로 들어가려고 시도하다 실패하자 차량을 부수는 등 행패를 부리기까지 했다. 한 피해자는 5살짜리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갱단원들로부터 야구방망이로 얻어 맞아 팔꿈치가 부러지는 변을 당하기도 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꺼리고 있어 상황은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전문가들은 여자갱단이 남자갱단에 비해 덜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주목을 받지않았으나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경찰이 생각하던 것과 달리 여성들이 갱단활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경찰이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