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중 국제테러 지도자 오사마빈 라덴을 붙잡거나 죽일 기회가 여러 번 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전직기자가 1일 발매되는 책에서 주장했다. WSJ에서 편집담당 기자로 일한 리처드 미니터는 그의 책 `빈 라덴 놓치기'(레이너리 출판사)에서 클린턴이 빈 라덴을 저지하거나 붙잡거나 죽일 기회가 12번 이상있었으며 적어도 두 차례는 무인정찰기와 지구위치추적장치(GPS)를 통해 빈 라덴의소재를 정확히 파악했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그는 빈 라덴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도 그를 체포하기 거부했다고 미니터는 주장했다. 그가 주장하는 이 밖의 주요 사실들은 다음과 같다. ▲빈 라덴이 권력을 장악하고 9.11 테러를 저지르게 된 것은 클린턴과 그의 정부 주요인사들의 직무유기와 과실 때문이다. 이들은 국제테러 퇴치가 국가안보 차원의 대테러전쟁과 반대방향에 있다는 법집행 접근방식을 채택했다. ▲클린턴이 보복을 하지 않음으로써 빈 라덴은 아랍세계에 불패(不敗) 신화를남겼고 그 결과 새 추종자들과 자금을 끌어들였다. ▲1993년 세계무역센터 폭탄 공격 기록을 보면 클린턴이 이를 테러 공격으로 보기를 거부하고 수사를 연방수사국(FBI)에 전담시켜 중앙정보국(CIA)이 국가안보 차원에서 조사하는 길을 차단했다. ▲수단의 정보 문건에는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미국의 블랙 호크 헬리콥터가격추된 사건의 배후에 빈 라덴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상세히 나와 있다. ▲근동 전역에서 빈 라덴과 아랍어 사용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인들을 살해하고있는데도 클린턴 대통령과 데니스 디콘치니 상원의원은 CIA의 아랍인 통역사 채용을막았다. ▲FBI가 가장 신뢰하던 제보자중 하나인 이집트 군인 알리 모하메드는 군보안장치를 마음대로 통과할 수 있었지만 사실상 그는 빈 라덴을 위해 일하던 이중첩자였다. ▲수단 정부가 빈 라덴을 체포하기 위해 미국과의 협력을 수없이 시도했지만 미국무부는 이를 거부했다. ▲클린턴은 모니카 르윈스키 사건과 모금 관련 스캔들, 재선의 열망 때문에 대테러전을 벌이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빈 라덴과 9.11 테러를 막지 못했다. ▲저자는 2년 이상 중동과 아프리카, 유럽 등지에서 군인과 외교관, 정보요원들과 면담했지만 놀랍게도 가장 중요한 소식통들은 클린턴의 고위급 측근들이었다. 이중에는 전 국가안보보좌관인 토니 레이크와 샌디 버거,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국무장관, 클린턴 정부의 대테러정책 책임자 리처드 클라크, 제임스 울시 전 CIA 국장도 들어 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