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에 대규모 정전사태가 일어난 지 2주 만인 28일 영국에서도 정전사태가 발생,큰 혼란이 빚어졌다. 특히 이날 정전은 퇴근 시간대인 오후 6시20분께(현지시간) 런던 시내 남부와 인근 켄트주에 걸친 광범위한 지역에서 발생,지하철과 철도가 멈춰서면서 25만여명의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정전으로 운행이 정지된 전동차에 갇힌 승객들은 놀라 비상문을 열고 대피했다. 또 지하철 운행 중단으로 귀가 길 시민들이 도로로 일시에 쏟아져 나와 버스와 택시 정류장마다 대혼잡을 빚었다. 교통 신호등이 꺼져 차량이 뒤엉키는 소동도 벌어졌다. 런던 지하철 당국은 "런던 중심부를 운행하는 전동차를 포함,지하철 운행 편수의 60% 가량이 멈춰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캐나다의 정전사태와는 달리 단전시간이 40여분에 불과한 데다 사무실과 가정에서는 정상적으로 전기가 들어와 그 충격은 적었다. 런던시 당국도 정전이 발생하자 즉각 "테러는 아니다"며 긴급 성명을 발표,시민들을 안심시켰다. 이번 정전사태의 원인은 미·캐나다와 마찬가지로 노후된 송전 설비 때문인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런던지역 전력공급을 담당하는 EDF에너지는 "런던 남동부 윔블던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2개 고압선에서 문제가 발생했으며 파괴 행위로 인한 사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켄 리빙스톤 런던시장도 "전력사업에 투자를 충분히 하지 않은 것이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