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회민주당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와녹색당의 요슈카 피셔 외무장관이 오는 2006년 총선에도 짝을 이뤄 재출마해 다시적녹(赤綠)연정을 구성키로 합의했다고 28일 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독일 언론은 이날 오후 정부 및 양당 관계자들의 전언을 근거로 피셔 외무장관이 적녹연정 임기 동안 외무장관직을 유지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피셔장관은 2005년 신설될 것으로 보이는 유럽연합(EU) 초대 외무장관이 된다는 야심을포기했다고 독일 언론은 설명했다. 이런 보도에 대해 피셔 외무 본인은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으나 발터 린드너외무부 대변인은 "피셔 장관이 차기 총선에 다시 출마한다는 점을 부인하고 싶지 않다"면서 "그는 기꺼이 독일의 외무장관을 계속 맡으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총리실 대변인은 "슈뢰더 총리는 피셔 외무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이 결정은 험난한 개혁을 함께 시작한 두 사람이 끝까지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밝혀 두 사람의 차기 총선 출마를 강력히 시사했다. 슈뢰 더 정권은 오는 2010년까지 독일의 경제와 사회의 활력을 되찾기 위한 기반을 완성한다는 개혁 프로그램 `어젠다 2010'을 추진 중이다. 슈뢰더 총리는 28일 오전 외신기자클럽 회견과 방송 인터뷰를 할 때 까지도 총리 3선 출마 여부에 대해 "나 자신과 가족의 삶의 질, 당의 이해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면서 "출마 여부를 밝히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슈뢰더 총리는 그 동안 총리직은 두 번 만 하면 충분하다고 공언해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재출마 여부에모호한 입장을 취해왔다. 24시간 뉴스 전문 방송 N24가 이날 1천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슈뢰더-피셔의 재출마에 대해 51%가 찬성, 40%가 반대했다. 또 응답자의 80%가 차기 총선의 여야 총리 후보가 지난번과 같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피셔 외무장관이 EU 초대 외무장관이라는 야심을 포기한 데 대해 유럽의회구성 분포로 보아 출마해도 당선하기 쉽지 않고, 당선해도 EU 회원국 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여렵다는 등의 여러 추론이 잇따르고 있다. 슈뢰더 총리와 피셔 장관은 98년 총선에서 적녹연합을 구성해 보수 야당인 기독교민주.사회연합에 승리, 각각 총리와 외무장관 겸 부총리가 됐다. 이로써 사민당은10여년 만에 보수당 헬무트 콜 전 총리한테서 권력을 되찾아왔으며, 독일 녹색당은세계 최초로 집권 연정에 당당하게 참여하는 녹색당이 됐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총선에도 동반 출마해 야당인 기민.기사련에 매우 근소한 차이로 승리함으로써 재집권에 성공했다. 슈뢰더 총리가 재집권 후 세금정책 등 일부 정책에서 말바꾸기를 한데다 경제난과 높은 실업률이 해결되지 않음에 따라 현재 사민당 지지율은 기민련의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추락했다. 적녹연정 재집권에는 자유민주당을 누르고 3당이 된 녹색당의 선전이 큰 역할을했으며, 적녹연정 1기와 2기의 위기 때 마다 피셔 외무가 슈뢰더 총리의 약점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피셔 외무는 그 동안 각종 여론조사 때마다 2위와 현격한 차이를 두며 항상 독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정치인 자리에 올라 왔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