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무더운 여름이 지루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빈번한 노상 강도와 연쇄 방화 등 증가하는 범죄로 인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살인 수도(murder capital)'라는 오명을 안을 정도였던 지난 1990년대 초반의심각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올 여름 워싱턴의 치안상황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지난 주에는 17~24세의 여성 5명과 남성 3명이 나이트클럽 밖에서 총격을 받았는데 이 나이트클럽에 대한 경찰의 순찰이 강화된 가운데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서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또 7월에는 시 공무원 셜리 퓨이(60)가 차를 몰고 귀가하던 중 13세 소년이 몰던 도난차량과 충돌, 목숨을 잃었다. 경찰이 주민들의 협조를 당부하고 심지어 지역사회 운동가들이 교도소를 찾아수감자들과 면담, (교도소 밖의) 동료 조직원들로 하여금 `휴전'에 응하도록 설득해달라고 애원할 정도로 상황이 나쁘다. 일부 시 당국자들은 자정 이후 미성년자의 통행을 금지하는 여름철 통금을 더욱엄격하게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금까지 워싱턴에서는 166건의 살인사건이 발생, 작년같은 기간에 비해 5.1% 증가했고 7월 중순 이후 주평균 851명이 각종 범죄 혐의로경찰에 체포돼 주평균 체포자 수가 지난 3월보다 120명 이상 늘었다. 이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워싱턴에서 경찰에 체포되는 범법자는 모두 4만4천여명에 이를 전망인데 워싱턴 인구가 57만2천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또 워싱턴과 인근 메릴랜드주(州)에서 발생, 지난 6월에는 한 여성의 목숨을 앗아간 14건의 연쇄 방화사건 범인도 잡히지 않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한편 21일에는 16세 소녀가 전날 밤 웨스트버지니아주 찰스턴 인근의 한 주유소에서 총격을 받았다고 신고, 지금까지 3명의 목숨을 앗아간 무차별 연쇄 저격살인과연관성이 있는지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다행히 아무 상처도 입지 않은 이 소녀의 진술은 연쇄 저격살인 목격자들의 진술과 일치하지만 경찰은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트럭의 소음기에서 난 폭발음을 소녀가 오해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AP.dpa=연합뉴스) econom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