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지사 소환투표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할리우드 스타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아버지 구스타프가 과거 알려졌던 것보다 깊숙이 나치정권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14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발 기사에서 정부기록 문서를 근거로 이같이 전하고 구스타프가 1938년 나치당원을 자원, 이듬해 5월1일 아돌프 히틀러의 악명높았던 돌격대 '슈투름압타일룽엔(SA)'에 가입했다고 덧붙였다. SA는 구스타프의 합류 6개월 전 독일과 오스트리아 전역의 유대인 가정과 기업, 회당을 공격하고 수천 명의 유대인을 집단수용소에 감금한 '크리스탈 나흐트' 작전에 투입됐다. 오스트리아 정부기록문서는 또 아널드 슈워네제거의 부친이 폴란드와 프랑스 침공과 러시아 내 광분, 레닌그라드 봉쇄를 포함, 제2차 세계대전에서 가장 잔인한 학살 중 일부 만행을 보여준 독일 육군 헌병으로 복무하면서 군이 잔혹 행위를 자행한 여러 전장에 참여한 것으로 보이나 그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서류만으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오스트리아 레지스탕스 활동을 연구해 온 우르술라 슈바르츠도 구스타프의 SA내 활동에 대한 다른 정보는 없어 "추가 문건 없이 그의 SA내 전력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유대인 대학살에 관한 저서 14권을 펴낸 미카엘 베런바움은 각종 기록들을 토대로 할 때 구스타프는 "소름끼치는 나치 군과 준군사조직의 학살이 벌어졌던 나치만행이 극성일 때 전쟁의 한복판에 있었던 것 같다며 "그는 지옥의 중심에 있었다"고 말했다. LA 타임스는 또 구스타프는 목에 찬 금속 고리 때문에 '사슬에 묶인 개'라는 별칭의 나치 헌병대(펠트겐다어메리) 주임상사였으며 헌병은 군 경찰조직임에도 최전선 전투에 가담하는가 하면 군대 진입에 앞서 민간인을 제압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덧붙였다. 오스트리아 정부기록문건에 따르면 그는 또 상당히 많은 의학적 치료를 받았으며 어쩌면 부상했을 수도 있다고 전하면서 일부는 그가 말라리아에 걸렸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구스타프는 2차대전 종료에 앞서 지난 1943년 제대했다. 한편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지난 1990년 7월 부친의 나치전력 시비가 일자 친구인 사이먼 위센탈센터의 유대교 라비 마빈 비어에게 '아버지의 과거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며 진실을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당시 2개월에 걸친 조사결과는 구스타프가 나치당원이었던 것이 사실로 확인됐을 뿐 악명높은 준군사조직 SA나 히틀러 친위부대 '슈츠슈타펠(SS)'에 속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