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자국의 수입철강 관세부과조치가 국제 무역 규정을 위반했다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지난 7월 결정에 불복, 항소하면서 철강수출국들과 긴장관계가 조성되고 있다고 BBC 인터넷판이 12일 보도했다. WTO는 지난 7월 미국이 한국, 유럽연합(EU), 일본등 8개국산 수입철강제품에 대해 부과한 30% 관세가 '정당하지 못하다'며 이 조치를 철폐하거나 완화할 것을 명령했었다. 그러나 이번 미 정부의 항소 조치로 인해 이 안건과 관련된 모든 조치들이 WTO가 검토를 끝낼까지 앞으로 9개월동안 잠정중단될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그러나 EU는 이에 대비해 이미 미국산 섬유와 과일 등 총 26억 달러에 이르는 `보복관세물품'목록을 작성해놓는등 상대국들간의 마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BBC는 덧붙였다. 당초 이 파문은 미 철강제조업자 및 노동자들의 압력에 직면한 부시 대통령이 `수입품의 홍수 속에서 자국의 철강업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수입산철강의 일반 관세에 추가로 30%을 부과하면서 촉발, 지난해 3월 수출8개국이 미국을 WTO에 제소하며 마찰이 불거졌다. 미 정부는 이 관세부과가 `특정산업이 자국에 심각한 피해를 끼칠 경우 한시적으로 수입을 제한할 수 있다'는 WTO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규정을 준수했다고 주장했으나, WTO는 `미국측은 수입증가와 심각한 피해의 관계를 적절하고 논리적으로 설명치 못했다'며 수출국들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BBC는 "미국과 8개국간 마찰은 다음달 멕시코 칸쿤에서 예정돼있는 WTO협상을불과 몇주 앞두고 격화되고 있는 양상"이라며 "이번 마찰이 적시에 해결되지 않을경우 향후 WTO회원국들간 주도권을 쥐려는 싸움은 더욱 격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지섭 기자 xanad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