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보고서의 `표현 방식'에 대해 일부 국방부 정보 담당 관리들이 우려를 표명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국방부의 마틴 하워드 정보담당 부국장은 11일 데이비드 켈리 박사 사망사건 진상조사위에 출석해 정보 관리 2명이 지난해 9월 WMD 블레어 총리가 발표한 WMD 보고서의 일부 표현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고 증언했다. 하워드 부국장은 원로 판사 허튼 경(卿) 주재로 이날 열린 첫 심리에서 정보 관리 2명은 보고서가 WMD의 존재를 `암시'하는 수준이 아니라 `확언'한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하워드 부국장의 이 같은 증언은 총리실이 이라크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WMD보고서를 활용한 방식에 대해 정보기관의 일부 관계자들이 불만을 가졌다는 BBC 방송의 보도를 뒷받침하는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그러나 하워드 부국장은 앨러스테어켐벨 총리 공보 수석의 지시로 보고서의 내용을 왜곡, 과장했다는 BBC 방송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한편 리처드 하트필드 국방부 인사국장은 데이비드 켈리 박사가 이라크 문제와관련해 언론에 설명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지만 BBC 방송 회견에서 언급한 내용은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공무원 복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밝혔다. 하트필드 국장은 켈리 박사가 직접적으로 보안 규정을 위반하지는 않았지만 비밀로 분류된 정보를 유출하지 않아야 하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언론과토의하지 않는다는 기본적인 공무원 복무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 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