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테일러 라이베리아 대통령이 10일(이하 현지시간) 대국민 고별연설을 끝으로 퇴진, 모제스 블라 라이베리아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한다. 테일러 대통령은 사임 예정 하루 전인 이날 라디오로 방송될 고별 연설에서 자신은 미국으로 부터 망명을 강요받았고, 미국이 라이베리아 내전을 조장하고 있다고비난했다. 그는 "나는 스스로의 결단으로 대통령직을 물러나지만 망명하도록 강요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테일러 대통령은 "나는 이 나라를 매우 사랑한다. 내가 대통령직을 포기하기로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국민들이 죽는 것을 보고 있기 때문에 나는 내전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같은 연설은 권력을 11일 이양하고 퇴진하겠다는 약속을 라이베리아 국민들에게 처음으로 공식 확인하는 것이다. 지난 14년간 라이베리아를 내전 상태로 몰아넣은 군벌 출신의 테일러 대통령은미국과 아프리카 인근 국가들의 압력으로 권좌에서 물러난 후 나이지리아로 망명할것을 약속했다. 테일러 대통령은 그러나 "신의 뜻에 따라 나는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출신 노예들이 19세기 건국한 라이베리아에서 내전이 발생한 데 대해미국의 책임이 크다고 거듭 비난했다. 테일러 대통령은 "이번 내전은 라이베리아에 대한 미국의 전쟁"이라고 비난하고"나는 더이상 나의 국민들이 피를 흘리는 것을 볼 수 없다. 21번째 대통령 찰스 테일러는 떠난다"고 말했다. 그는 반군 세력에 대해서는 지난 5년 간의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민주적 과정에 복종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테일러 사임 후 대통령직을 승계할 예정인 블라 라이베리아 부통령은 테일러 대통령이 11일 오전 11시 59분(현지시간) 공식 퇴임행사에서 권력을 이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서아프리카 평화유지군 사령관인 나이지리아의 페스투스 오콘코 장군은 테일러대통령이 권력을 이양한 다음날 라이베리아를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테일러 대통령의 사임을 하루 앞둔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에서는 권력 공백을 우려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주요 반군세력인 '화해.민주주의를 위한 라이베리아연합(LURD)'의 야전사령관 세예아 세리프는 테일러가 11일 블라 부통령에게 권력을 넘겨준 후 당장 라이베리아를 떠나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경고했다. 또 샘 잭슨 라이베리아 경제장관은 찰스 대통령이 사임 약속을 어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국제 평화유지군이 이후 상황에 대비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테일러가 사임한 후) 내일 정오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계획이 있는가. 안보상황이 통제되지 않을 경우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몬로비아 AFP.AP = 연합뉴스)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