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7일 조지 W 부시미 대통령이 테러전을 비롯, 경제, 사회, 환경 정책 등 국정운영 전반에 걸쳐 미국을 "잘못된 길"로 이끌고 있다며 전례없이 강한 어조로 공박했다. 차기 2004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고어 전 민주당 대통령후보는 이날 뉴욕대 연설에서 "지금 이 나라가 가고 있는 방향은 나를 깊게 고민케 하고 있다"며 이라크문제 뿐 아니라 경제, 사회, 환경정책 등 국내 정치 전반이 "잘못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수백만의 미국민은 이 나라가 근본적으로 무언가 잘못가고있다는 생각에 공감하고 있다"고 지적, "미국의 소중한 가치들이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며 미국민은 이를 바로잡기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사담 후세인 체제를 겨냥한 이라크전 개전명분으로내건 항목들을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전 돌입을 "전략적 판단착오" "역사적 실책"이라고 질타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최근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이날 국정전반에 걸쳐 가장 강력한 어조로 부시 대통령을 공격해 주목을 끌었다. 고어 전 부통령은 부시 행정부의 감세정책과 고율의 실업난, 에너지 정책, 4천550억 달러에 이르는 재정적자 등 경제 쟁점과 이라크 전후처리, 이란과 북한의 핵개발문제, 환경정책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부시 대통령의 주요 정책을 비판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2004년 대선에 불출마할 것임을 거듭 강조하고 향후 민주당 대통령 후보 중 한 명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당국은 부시 대통령의 테러전 수행과 경제정책 등에 대해서는미국민이 정당성을 잘 알고 있다면서 고어 전 부통령의 비판을 "무시하겠다"고 말했다. 클레어 부캔 백악관 부대변인은 "고어 전 부통령이 언급한 주장에 대해 무시하겠다"면서 이에 대응하지 않고 묵살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