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략사령부(STRATCOM)가 오는 7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에서 미국 행정부와 군의 고위관리들이 모인 가운데 이틀간 비밀회의를 갖고 미국의 새로운 핵무기 정책을 논의한다고 5일 미 의회와 국방부 소식통들이 전했다. 미국의 총괄적인 핵 정책을 다룰 이번회의에서는 특히 핵무기 실험 재개 여부도 논의될 것으로 보여 무기통제를 요구하고 있는 국내외기관들은 이번회의가 미국이 중단했던 핵실험을 재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소형전술핵인 `미니뉴크(mini-nuke)'나 지하에 묻힌 핵무기나 생화학 무기등을 파괴할 수 있는 `어스 페니스트레이터(earth penetrator)'나 `벙커 버스터(bunker-buster)' 등 차세대 소형핵무기 개발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브래스카의 오풋 미공군기지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핵과학자와 전략사령부, 국방부, 에너지부 관리들과 미 국가핵안보국(NNSA) 관계자 등 약 15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핵실험 재개를 향해 나가고 있다는 신호들은 이미 여러차례 감지됐다. 부시 행정부는 미니뉴크 개발에 나서고 핵실험을 위한 예비단계를 줄이는 등 언젠가 핵실험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핵무기 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미 국방부의 에드워드 앨드리지 조달.기술.병참담당 차관겸 핵무기위원회 의장이 핵실험 중단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메모가 발견되기도 했다. 당시 의회로 넘겨졌던 이 메모에서 앨드리지 차관은 새로운 핵무기 개발의 필요성과 핵실험 재개의 이점을 논의하기 위한 전문가회의를 제안했다. 한 소식통은 당시 제안에 근거해 지난 1월 핵실험의 필요성과 핵실험 재개에 따른 정치적 영향, 미사일 방어와 재래식 무기와의 연결관계 등을 논의하기 위한 예비회의가 열렸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번 네브래스카 회의에서는 지난해 5월 미국과 러시아가 체결한모스크바 조약에 따라 4천여개의 핵탄두를 오는 2012년까지 1천700∼2천200개까지감축하는 방안도 논의된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영국의 가디언지는 미국 국방부의 문건을 입수, 미 행정부가 이번 회의에서 미니뉴크와 지하시설 파괴용 벙커 버스터, 생화학무기 파괴용 중성자탄 등 차세대 핵무기 개발을 비밀리에 논의한다고 전했다. 가디언지는 이번 회의에서 핵 실험 재개여부 및 이에 대한 필요성을 국민에게 설득하는 방안도 중점 논의될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한편 이번 회의를 앞두고 핵감시단시단체인 로스앤젤레스 스터디 그룹은 네브래스카 전략사령부 앞에서 반핵 시위를 벌였다. 또 영국 `핵무장해체캠페인'의 벤 밀러 대변인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려 11만명을 숨지게 했던 바로 이번 주(週)에 미국정부가 이런 회의를 한다니 놀랍고도 역겹다"고 규탄했다. (워싱턴 교도=연합뉴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