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는 제5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를 앞두고 막판 조율을 위한 비공식 각료회의가 28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26개 회원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개막됐다. 수파차이 파닛팍디 WTO사무총장은 개막연설에서 국제교역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혁을 위한 이번 협상에 보다 더 많은 유연성을 보여줄 것을 촉구하며 참가국들의 타협과 양보를 주문했다. 그는 "우리는 일정한 타협을 향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는 회원국들이 필요하며,핵심분야의 주요 결정에 대해 정치적 결단을 내릴 수 있는 각료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파차이 총장은 특히 몬트리올의 `미니 각료회의'가 칸쿤 WTO 각료회의를 앞두고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며 이번 회의에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그러나 농업시장 접근분야가 가장 다루기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 관련부문협상에 적잖은 진통이 뒤따를 것임을 배제하지 않았다. 앞서 수파차이 총장은 회담 시작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농업보조금삭감문제에서 "일부 진전"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해 이번 회의에상당한 기대를 나타냈다. 회의 주최국 캐나다의 피에르 프티그로 무역장관은 농업부문에서 진전이 이루어지면 나머지 문제들도 비교적 손쉽게 타결될 것이라고 말해 농업 협상이 최대 분수령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피란츠 피슐러 EU농업담당 집행위원은 27일 몬트리올 회의 참석에 앞서 워싱턴에서 로버트 졸릭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국측 대표들과 접촉을 갖고 쟁점인 농업보조금 개혁방안에 대한 합의가 있더라도 협상을 성공으로 이끌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경고했다. 피슐러 위원은 또 WTO에서는 미국과 유럽 등 양대 당사자 뿐만 아니라 146개 회원국들이 양보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우리는 각기상이한 접근방식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 농업부문 개방 확대와 최빈국들에 유리한방안 제시에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30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열릴 이번 회의는 26개 주요 회원국 각료들이 참가하는`미니 각료회의'로 한국에서는 황두연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참가했다. 오는 9월 칸쿤회의에서 모종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 전반에 걸쳐 폭넓은 의견교환과 컨센서스 모색이 이뤄질것으로 보인다. 특히 농업 및 비농산물 시장접근 협상의 세부원칙(Modalities)과 에이즈 등의질병 치료에 중요하지만 값이 비싼 약품에 대한 개도국의 접근을 허용하는 문제도이번 회의에서 집중 논의한다. 협상의 최대 난제는 역시 농산물 분야로 미국과 브라질, 호주, 아르헨티나, 캐나다를 주축으로 한 케언스그룹이 유럽연합(EU)에 대해 공동농업정책(CAP)에 근거한보조금을 감축하고 농산물 수입장벽을 낮추라며 압박하고 있다. 국내 농업의 보호를 우선하는 일본, 한국, 스위스 등은 EU의 편에 서있으며 다른 개도국들은 미국과 EU에 대해 농업 보조금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01년말부터 시작된 DDA 협상은 농산물과 공산품,서비스를 포함한 무역전반의 장벽을 낮추는 것을 2004년말까지 완결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줄곧일련의 합의 시한을 놓쳐왔으며 칸쿤회의를 불과 6주 앞두고 있는 상태다. (몬트리올 AFP.블룸버그.교도=연합뉴스) kk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