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26일 유럽연합(EU)의 쿠바에 대한 인도적 원조를 "존엄에 대한 기본 인식이 결여돼 있기 때문에 거부한다"고 밝혔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날 쿠바 혁명 50주년을 맞이해 혁명의 발상지인 산티아고 데 쿠바에서 열린 혁명기념식 연설을 통해 "쿠바 정부는 존엄에 대한 기본적 인식이 없는 어떠한 원조도 거부할 것이며 EU의 원조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EU를 "미국의 '트로이의 목마'"라고 비난하며 "쿠바는 EU의 원조가 필요없다"고 밝혔다. 그는 EU 지도자들은 미국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독립적으로 쿠바와 관계를 맺지 못한다고 조롱하며 "미국의 '트로이의 목마'인 EU는 과거 노예 무역,약탈,인종차별을 초래한 식민지배의 부끄러운 역사의 책임을 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카스트로 의장의 EU 원조 수용 거부 천명은 지난달 초 EU 15개 회원국이 쿠바의 인권상황을 거론하면서 대쿠바 정책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반발로 보인다. 지난 53년 7월26일 26세에 불과하던 피델 카스트로는 당시 독재자 바티스타 정권을 몰아내고 권좌에 올라 44년간 쿠바를 통치하고 있다. 쿠바는 현재 지구상에 있는 4개 공산국가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