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서부 라이베리아의 정부군과 반군이 20일폐허가 된 수도 몬로비아에서 수류탄과 기관총 등을 동원,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이는 등 내전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국제평화유지군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가운데 반군들은 찰스 테일러 대통령의퇴진을 위해 수도 중심지로 진격을 계속하고 있는 반면 테일러 대통령은 해방된 미국 노예들에 의해 150년전에 건국된 이 나라의 마지막 남은 요새인 수도에서 마지막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군들은 20일 수도 북부 교외지역으로 진격하면서 몬로비아에 박격포 공격을퍼부었고, 공포에 질린 시민들은 머리에 소지품을 인채 피난길에 오르고 있다. 사상자수는 정확치 않지만 반군이 테일러 정권의 전복을 위해 지난 6월 수도를1차 점령했을 당시에는 500여명이 사망했다. 대니얼 체아 국방장관은 멀리서 포격소리가 끊이지 않는 속에서 "우리는 궁지에몰려있다"면서 "우리는 모두 평화교섭을 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살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반군이 19일 수도 남부지역을 점령할당시 거의 저항을 못했던 정부군은 반군이점령한 항구지역에서 도심지로 통하는 두개의 다리에서 저항을 하고 있을 뿐이다. 체아 장관은 정부군은 이날 오후 다리를 넘어 부시로드 섬의 남쪽 끝지점까지반격했다고 말했으나 반군들은 뉴 조지아의 북부 교외지역으로 진격해 동부지역에서도심지를 공격할 수 있는 세번째 다리를 장악했다. 반군들은 특히 정부 청사에 박격포 공격을 퍼붓고, 미국대사관 등 외국공관과국제구호단체들이 몰려있는 지역에서도 교전이 이뤄지기도 했다. 미 대사관의 한 해병은 박격포가 대사관 정문에서 20m 거리의 지점에까지 떨어지는 등 아무데도 안전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부상한 시민들은 국제구호단체가 운영하는 치료소로 옮겨지고 있다. 유혈충돌이 재개된 데 화가난 많은 라이베리아인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평화유지군이 속히 진주하기를 원하고 있다. 테일러 대통령의 반(反) 테러군의 한 엘리트는 "우리는 이 분규에 조지 부시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그는 군대파견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존 블레이니 라이베리아 주재 미국대사는 19일 주요 반군조직인 라이베리아 화합.민주연합(LURD)측에 수도에 대한 공격 중단 등 휴전을 촉구하면서 평화회담에 집중하라고 요구했다. 가나에서 평화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압둘살라미 아부바카르 전 나이지리아 군사령관은 20일 내전이 새로운 선거를 감독할 통일정부의 수립을 목적으로 하는 평화회담을 위험에 빠뜨리게 할 수 있다며 휴전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LURD관계자들은 평화회담에 계속 참여할 것이며, 6월 휴전때 약속받은 테일러 대통령의 하야를 압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나이지리아는 대규모 서아프리카 평화유지군의 파견에 앞서 소수의선발대 병력을 파견했다. 나이리지아 군 대변인은 선발대는 예비점검 임무를 수행한다고 말했다. 유엔 관계자는 그러나 미국은 서부아프리카군이 주둔할때까지 라이베리아에 군대를 파견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몬로비아 AP.AFP=연합뉴스)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