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치ㆍ경제적 독주와 글로벌화의 영향으로 학자들 사이에 '신제국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UPI통신이 18일 보도했다. 후진국의 노동과 자원을 착취하는 좁은 의미의 '제국주의'에서 벗어나 정치집단이 안보유지를 위해 외치(外治)에 나선 넓은 의미에서의 '제국주의' 재등장을 거론하고 있다는 것이다. UPI통신에 따르면 저명한 역사학자인 폴 존슨은 "미국은 언제나 영국보다 더 제국주의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존슨은 '신 판단기준(New Criterion)' 6월호에 게재한 글을 통해 "미국이 통치권을 나눠 갖지 않으려고 하는 점이나 안보를 위해서라면 유엔에 의해서도 자신들의 고유한 권한을 침해당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에서 제국주의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서구사회는 그리스와 라틴 문명이 결합된 기독교 문명에서 생겨났기 때문에 제국주의적인 피가 공통적으로 흐르고 있으며, 미국도 다른 유럽국가와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금융역사학자인 영국 옥스퍼드대 니알 퍼거슨 교수는 "9ㆍ11 테러는 고립주의자들에 대한 환상을 깨뜨렸다"면서 "미국이 빅토리아 여왕시대 처럼 국제 테러에 대해 심판하는 법적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제의했다. 또 "강력한 군사적 힘은 어떠한 국제조약보다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역사학자인 윌리엄 맥닐은 최신작 '휴먼 웹(Human Web)'을 통해 안보의 세계화를 주장하는 미국의 제국주의화 경향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맥닐은 "테러와의 전쟁은 세계제국을 낳는다"며 "테러리스트들은 전세계를 옮겨다니기 때문에 전세계를 돌아다녀야 그들을 따라잡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