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서 후보들간에 벌써부터 선거자금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난 2.4분기중 모금한 선거자금이 민주당 소속 후보로 부상한 9명 모두가 모은 액수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워싱턴 포스트 인터넷판은 16일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자료를 인용해 부시 대통령이 올 2.4분기중 모금한 선거자금은 총 3천440만달러(412억원)로 민주당후보 9명이 모금한 3천100만달러보다 340만달러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후보들과 달리 부시 대통령은 선거자금 모금을 사실상 지난 6월 중순부터 시작한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모금액의 차이는 엄청난 것이다. 총 2억5천만달러의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는 부시 대통령 진영의 선거자금 통장에는 그동안 선거대책본부 재가동 경비로 들어간 230만달러를 제외하고 2000년 대선때 이월된 67만2천달러를 포함할 경우 현재 3천270만달러가 남아 있다. 부시 대통령에게 선거자금을 기부한 사람은 약 10만5천명으로, 이중 70% 가량은2천달러 미만 기부자들이고, 특히 1만2천500명은 기부상한인 2천달러를 기탁했다고부시 대통령 선거캠프는 밝히고 있다. 부시 대통령 선거운동 본부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에는 20만 달러 이상을 모금해레인저(Ranger.유격대원) 칭호를 얻은 열성 운동원 18명과 10만 달러 이상을 거둬들여 파이어니어(Pioneer.개척자) 칭호를 얻은 50명의 이름이 올라 있다. 선거자금이 부시 대통령쪽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 후보들간의 선거자금 모금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이들은 당장 내년 초부터 예비선거와 전당대회를 통한 후보지명 경쟁에 뛰어 들어야 하기 때문에 충분한 `실탄'을 미리 확보해 둬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는 1.4분기중 1위를 기록했던 존 에드워드 상원 의원을 제치고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가 가장 선전하고 있다. 최근의 온라인 예비선거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인터넷 돌풍'을 일으킨 딘 전 주지사는 2.4분기중 전분기의 2배 수준인 760만달러를 7만3천226명으로부터 거둬들여현재 640만달러의 잔고를 기록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딘 전 주지사에게 선거자금을 기부한 개인의 60% 이상은 250달러 미만의 소액 기탁자들이라고 전했다. 이 기간에 590만달러를 모금해 민주당 후보 9명중 모금액 순위 2위에 오른 존케리 상원 의원(매사추세츠)은 본격적인 선거전에 대비한 절약 전략을 펴 민주당 후보중 최다 현금인 1천90만달러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4분기중 740만달러를 모금해 민주당 후보중 가장 많은 선거자금을 끌어들인 존 에드워드(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2.4분기중 450만달러를 모아 3위로 떨어졌다. 1.4분기에 510만달러를 모금한 조셉 리버맨(코네티컷) 상원의원도 모금액이 400만달러로 줄었다. 2주일전에 2.4분기중 450만달러를 모금했다고 주장했던 리처드 게파트(미주리) 전 하원 민주당 대표는 의외로 380만달러 밖에 모금하지 못한 것으로밝혀졌다. 그 뒤를 봅 그레이엄(플로리다. 200만달러) 상원 의원, 데니스 쿠치니치(오하이오 150만달러) 하원 의원이 이었다. 군소 후보인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출신인 캐롤 모슬리 브라운은 14만5천달러를 모금했고, 알 샤프톤 목사의 경우는 5만5천달러를 모금하고 대부분을 써 현재 1만2천달러가 남아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향후 선거에서 승패를 가름할 `돈' 전쟁에서 부시 대통령이 압도적 우위를 점유함에 따라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에서 선거전을 치를 수 있을 전망이다. 정치분석가들은 민주당은 대통령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당내 지명전을 치러야하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이 사실상 후보로 확정된 공화당보다 선거자금이 오히려 더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