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16일 발간한 '세계재해보고서'에서 주요원조국과 인도적 기구들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정치적으로 전략적 무력충돌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만 편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올해로 11번째 발간되는 이 보고서는 "앙골라, 소말리아, 콩고민주공화국과 같은 만성적 긴급구호가 절실히 필요한 곳에는 관심을 적게 가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올해 4월 미국 국무부의 이라크 구호와 재건 모금에는 17억달러가 모인 반면 아프리카 인구의 기근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식량계획(WFP)은 1억달러가 부족해 애를 태우고 있으며 앙골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한 IFRC의 긴급호소에는 전체 요구금액의 4%만의 모금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IFRC는 "전세계적인 테러리즘 근절 노력이 인도적 기구의 합법성을 위협하는 윤리적 딜레마를 제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어 "재해 발생시 국제적 지원단체가 현지 민간단체와 국가의 재건역량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문제"라며 "아프가니스탄의 경우, 탈레반 정권 붕괴후 350개의 국제적 지원단이 현지에 도착해 부동산 임대가격과 임금상승을 부추기고 현지 정부의 능력있고 경험있는 공무원들을 흡수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