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이라크 전쟁의 구실로 이용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에 관한 정보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민주당 의원들의 부시 행정부에 대한 비난 발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중진인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 의원은 15일 미국의 대(對)이라크 정책은 "파산 상태"라고 혹평했다. 케네디 의원은 이날 NBC 방송에 나와 "가장 큰 비극은 왜곡되고 실패한 정보에 의해 미군 병사들이 죽음의 위험에 처해 있고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케네디 의원은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에 대한 침공과 그 이후의 점령 정책이 그릇된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에 따라 이라크인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우리 병사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케네디 의원은 또 존스 홉킨스 대학 연설에서 폴 브레머 최고 행정관이 사담 후세인의 궁전에서 이라크를 다스리고 있는 동안 이라크인들은 물도, 전기도 없이 살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라크 점령 정책에 유엔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그리고 아랍과 이슬람 세계 등이 포함된 국제사회의 참여가 보장되어야만 새로운 이라크 정부가 이라크국민에게 정통성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칼 레빈 상원의원은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의 우라늄 입수 기도에 관해 거짓 정보를 이용한 것 뿐 아니라 광범위한 정보 조작이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레빈 의원은 "우라늄 사건은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조직적인 정보 조작 과정의 일부분"이라고 밝히고 "그것은 실수가 아니라 의도된 오도"라고 지적했다. 9명의 민주당 대선 주자중 하나인 데니스 쿠니치 하원의원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정보 조작 사건과 관련, 풀리지 않은 의혹들에 대해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쿠니치 의원은 "이라크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던 생화학무기는 다 어디 갔으며 후세인과 테러 조직 알카에다 간의 연계 증거는 무엇이냐"고 따지고 "이같은 주장도 모두 거짓이 아니냐"며 목청을 높였다. 한편 영국의 인디펜던트지는 16일 이라크 관련 정보를 조작해 의회를 오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딕 체니 부통령에 대해 사퇴 요구가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전직 고위 정보요원들로 구성된 한 단체가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체니 부통령을 해임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전직 정보요원들은 이라크 관련 정보가 전쟁을 추구하는 정치적 의도에 맞춰 선택적으로 이용된 것으로 믿고 있다. (워싱턴 AFP.dpa=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