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이라크인들이 새 헌법에 합의해민주 정부를 창설할 때까지 이라크에 주둔할 것이라고 폴 브레머 미 군정 최고행정관이 15일 밝혔다. 브레머 행정관은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가 발족하면서 이라크의 정치 체제 재건이 이미 실행에 들어갔다면서 "다음 단계는 새 이라크 헌법 제정에 착수하는 것이며 이후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실시된 후 연합군의 임무는 끝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필요 이상으로 하루라도 오래 이라크에 머물고 싶지 않다"면서 "연합군이 얼마나 오래 체류하느냐는 이제 이라크인들의 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브레머 행정관은 또 전후 이라크의 첫 자체적 정치기구로 지난 13일 출범한 과도통치위에 대해 "확고한 협력자"라고 칭하며 신뢰를 표현했다. 존 소어즈 이라크 주재 영국특사는 이와 관련해 내년에 이라크에서 선거가 실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소어즈 특사는 이라크 과도통치위가 몇 개월에 걸쳐 새 헌법을 제정한 후 2-3개월 후에 선거가 뒤따를 것이라면서 선거 시기를 내년으로 내다봤다. 과도통치위는 출범 사흘째 회의를 통해 과거 사담 후세인 정권 당시 관리들과반(反)인도주의 범죄자들을 재판할 특별 법정을 창설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날 저명한 성직자의 장례차 바그다드 북부 카지미야에 운집한 이라크인 수천명은 과도통치위가 선거로 구성된 것이 아니며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등 이라크인 상당수는 과도통치위를 인정하길 거부하고 있다. 한편 앞서 미군이 이날 미 육군 제3보병사단의 병력 9천여명에 대해 귀국을 늦춘 채 무기한 이라크 주둔을 발표한 것에 대해 해당 병사들은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제3보병사단 예하 부대에 소속된 한 병사는 하루 하루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것이 지긋지긋하다면서 "우리 부대는 전쟁 시작부터 이라크에 있었고 이젠 고향에 돌아가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바그다드.런던 AP.AFP.dpa=연합뉴스)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