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은퇴가 허용되고찰스 왕세자는 오랜 연인인 카밀라 파커 볼스와 결혼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영국의중도 좌파 싱크 탱크인 페어비언협회가 15일 권고했다. 영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페어비언협회가 위촉한 10인의 독립적인 위원들은 1년여의 연구 끝에 마련한 '영국 군주제의 미래' 보고서에서 영국 왕실이 국민의 지지를 받으며 계속 유지되기 위해서는 `혁명적 변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우선 왕실 인사들의 사생활과 공적 의무를 분리할 필요성이 있으며세습 군주는 사망 이전에 왕위를 물려주고 은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200여년 전에 제정된 영국 왕실결혼법을 폐지해 왕위 계승 예정자가 왕실의 동의 없이 `자유 의지'에 따라 결혼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밖에 나이가 어린 왕자의 왕위 계승 서열이 나이가 많은 공주들보다앞서는 뿌리 깊은 남아선호사상과 비성공회 신자 및 가톨릭 신자와 결혼하는 왕실인사의 왕위 계승을 금지하는 오랜 전통을 모두 혁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특히 정교 분리를 단행해 국왕이 더는 성공회의 수장(the supreme governor)직을 맡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국왕은 16세기 헨리 8세의 종교개혁이후 약 500년 동안 성공회 수장직을 맡아왔다. 지난해 페어비언협회가 21세기 사회변화에 걸맞은 영국 군주제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조직한 `영국 군주제의 미래 위원회'는 이 같은 왕실 개혁을 위해 수백년전통을 자랑하는 일련의 왕실 관련법들을 개정 또는 폐기할 것을 권고했다. 위원회의 데이비드 빈 의장은 "입헌군주제를 유지하는 대부분의 유럽국에서는국왕의 역할이 엄격히 법으로 규정돼 있으며 정교 분리 원칙 아래 공적인 의무와 사생활이 분리돼 있다"며 "영국도 같은 원칙들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 특파원 l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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