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젠화(董建華) 홍콩 정부가 `기본법 23조(국가안전법)' 입법을 연기한 이후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운동 열기도 시들해지고 있다. 홍콩 시민 2만여명은 13일 오후 홍콩섬 도심에서 홍콩민주발전네트워크가 주최한 `2003 민주대회'에 참가해 행정장관과 입법회(국회) 의원 직선제 등을 요구했다. 이는 주최측이 당초 예상한 1만5천명에 비해서는 약간 많은 규모지만 50만명이참여한 지난 1일이나 5만명이 시위를 벌인 지난 9일에 비해서는 크게 줄어든 것이다. 홍콩 시민들은 자유와 인권을 제한할 수 있는 국가안전법 입법에는 반대하고 있으나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것 자체에 대해서는 커다란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번 시위를 주도한 홍콩민주발전네트워크의 추유밍(朱耀明) 주석은 개회사에서"2007년 행정장관 보통선거와 2008년 입법회 의원 보통선거를 쟁취하자"고 말했다. 30여개 종교단체와 정치단체들의 연합기구인 홍콩민주발전네트워크는 행정장관과 의원 직선제를 위한 민주개혁 시간표를 제시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초청 연사로 나선 천르쥔(陳日君) 천주교 홍콩 주교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이후 민주화가 후퇴하고 있으며 입법회는 시민을 대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천르쥔 주교는 "홍콩인들은 홍콩을 통치할 능력이 있다"면서 "홍콩의 민주화를쟁취하는 길로 함께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단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