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군사공격으로 축출된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대통령의 비자금 세탁을 미끼로 개인 신용정보를 요구하는 신종 사기가 인터넷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위험 관리 및 보안 컨설팅 업체인 `힐 앤드 어소시에이츠'는 이와 관련, 자사고객들을 상대로 사기극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하는 긴급 주의보를 지난 10일 발령했다. 힐 앤드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후세인 정권 시절의 장관을 자처하는 사기범은주로 인터넷 대화방을 통해 비자금 세탁 가능성을 타진한 뒤 수백만달러를 송금해주겠다면서 통장사본과 계좌번호 같은 개인 금융거래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사기범들은 물론 돈세탁 대가로 거액의 보상금을 제시한다. 이 회사의 정치위험 분석가인 브루스 게일은 중국 상하이에서 처음 확인된 이사기는 수주전부터 동아시아에서 퍼지기 시작했다며 사기범들은 종교적인 믿음을 악용하려는 듯 무슬림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사기'는 수년간 인터넷에서 활개를 쳤던 `나이지리아 사기'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사기는 나이지리아 정부 관계자를 사칭해 거액 제공을 약속하는 e-메일을 보내 송금수수료를 받아 챙기는 것을 말한다. 힐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매니저인 크레이그 포스터는 "이라크 사기는 미국 정보당국이 이달 초부터 예의주시할 정도로 국제적 이슈로 떠올랐다"며 "사기범들이 동북아 지역의 네티즌들에게 많이 접근하는 것 같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다행히 아직까지 구체적인 피해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싱가포르 AFP=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