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천만의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최근 체첸 출신으로 추정되는 여성들에 의한 폭탄 테러가 잇따름에 따라 `시민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10일 오전 2시 15분께(현지시간) 모스크바 중심 트베르스카야 거리 16번지 `임비리(생강)' 카페 앞에서 폭발물이 터져 연방보안국(FSB) 소속 폭발물 제거반원 1명이 그자리에서 숨졌다. 숨진 FSB 직원은 한 남자와 함께 카페에 들어가려던 여성이 행동을 수상히 여긴카페 경비원들의 제지를 받자 가방을 길거리에 놓았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달려갔다가 변을 당했다. 가방 안에는 최소 TNT 400㎏의 위력에 맞먹는 폭발물이 들어 있었다고 경찰이밝혔다. 사고 당시 카페에는 손님들이 가득차 있었으나 폭발물이 다행히 길거리에서 터져 대형 참사를 면했다. 경찰은 "폭발물 가방을 갖고 있던 여성은 1980년 생으로 체첸 출신"이라고 발표했다. 이 여성과 함께 카페에 들어가려다 검문을 받고 달아난 남자는 경찰의 추적을받고 있다. 모스크바 검찰은 이번 사건이 지난 5일 오후 모스크바 북서부 투시노 비행장내록 콘서트장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와 같은 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체첸 출신으로 보이는 여성 2명이 감행한 당시 자폭 테러로 10대와 20대 위주의콘서트 관람객 15명과 테러범 여성 등 17명이 숨지고 59명이 부상했다. 그러나 부상자들 가운데 8명이 아직 생명이 위중한 상태여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이틀 뒤인 지난 7일에는 모스크바 중심 크렘린궁(宮)에서 남동쪽으로 3.5㎞ 떨어진 시모노프스키 발 거리 건물 신축 공사장에서 발견된 수류탄 3발 가운데 1발이폭발해 인부 1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이 사건이 테러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잠정 결론짓고 있지만 잇따르고있는 폭탄 테러에 놀란 시민들의 위기감을 진정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위기감은 FSB가 투시노 비행장 폭발 사건 용의자 수사를 위해 지난 8-9일 사이 모스크바내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들의 통화 내용을 무차별 감청하는 등 부산을 떨고 있는 점에서도 그대로 읽혀진다. 러시아는 1994-96년 1차에 이어 1999년 이후 2차 체첸전 등 10여년째 계속되고있는 체첸 유혈 사태를 정치적으로 풀기 위해 지난 3월 주민 투표를 통해 새 체첸헌법을 채택하고, 오는 10월 체첸 대선을 실시키로 하는 등 유화책을 쓰고 있으나체첸의 완전한 분리 독립을 원하는 무장 세력의 저항과 폭탄 테러는 수그러들 줄 몰라 모스크바 시민들의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