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이 오는 14일 나흘 간의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9일 독일 외무부가 발표, 그의 방미를 계기로 이라크전을 둘러싸고 냉각됐던 양국 관계가 얼마나 회복될 지가 주목된다. 피셔 외무는 미국의 이라크 침략 이후엔 처음인 이번 방미에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딕 체니 부통령,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회담하고 워싱턴과뉴욕에서 미 정.관계 인사들을 만날 것이라고 외무부는 밝혔다. 피셔 장관이 독일의 이라크전 반대로 양국 관계가 냉각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의 마지막 방미에서 파월 국무만 만났던 것에 비춰 미국의 대독 강경 입장이 완화된것으로 보인다. 외무부는 양국 외무장관 회담의 주 의제는 중동지역 상황과 대테러 공조, 기타국제 안보 관련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라크 전후 복구과정에 독일이 참여하는 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보인다. 럼즈펠드 장관은 9일 독일과 프랑스가 미국 주도의 이라크 치안유지다국적군 참여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피셔 외무는 특히 이번 방미 기간에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와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의 회동을 위한 사전 조율 작업에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 언론은 슈뢰더 총리가 올 가을이전에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양국 정상 간의 '사실상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독일 정부는 또 이를 미국이 거부할 경우에 대비해 오는 가을 뉴욕 유엔 총회를계기로 두 정상이 자연스레 만나 회담하는 대체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전했다. 슈뢰더 총리와 부시 대통령은 지난 달 초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G8 정상회담장과 러시아 상페테르부르크 정도 330주년 기념식에서 만난 바 있으나 이는 정식 회동이 아닌 조우 수준이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