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아온 아프리카 대륙 순방에 나선 이유는 사하라 사막 이남에 매장돼 있는 '검은황금'을 선점해야 한다는 전략적 이해 때문이라고 영국 언론들이 7일 분석했다. 더 타임스는 사하라 이남 서부 아프리카 국가들이 전례없는 석유 탐사 확대와 생산량 증가로 10년 이내에 세계 석유시장의 강자로 부상할 것이라면서 이 아프리카산 석유에 대한 접근권 확보가 부시 대통령의 주요한 외교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대서양과 접한 기니만(灣) 국가들(나이지리아, 적도 기니, 차드, 카메룬, 가봉, 콩고 공화국, 앙골라, 상투메 프린시페)의 석유 자원 확보에 특히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현재 연간 석유 소비량의 15%를 기니만 국가들로부터 수입하고 있으며 이 같은 의존도는 2005년 이후에는 중동산 석유와 거의 맞먹은 25%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방 석유회사들이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석유 탐사와 생산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기니만 국가들의 석유 생산량이 5년 뒤에는 70% 가까이 증대된 하루 63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아프리카산 석유의 전략적 중요성이 증대되면서 먼저 진출한 프랑스 석유회사들과 후발 주자인 미국 석유회사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며 점차 미국이 프랑스를 밀어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부시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미국 석유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이 가속화하겠지만 이로 인해 석유 이권이 걸린 국가들의 억압적인 정책과 부패 관행을 미국이 묵인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