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브레머 이라크 최고행정관은 이라크 민주화를 향한 첫 조치로 향후 2주 이내에 `실질적인 집행권'을 갖는 `과도통치위원회' 를설치할 것이라고 세르기오 비에이라 데 멜로 유엔특사가 6일 AFP통신에 밝혔다. 최근 이라크를 방문하고 돌아온 존 W. 워너(공화.버지니아) 상원 군사위원장도 이날 NBC `언론과의 만남'에 출연, 브레머 최고 행정관이 "7월중 과도 정부 설립을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레머 행정관은 그러나 과도통치위원회가 설치되더라도 거부권을 유지하게 될것이라고 비에이라 데 멜로 특사는 전했다. `실질적 행정권'을 갖는 통치위원회 설치 계획은 이 기구의 역할을 미국 군정당국에 대한 자문역으로 엄격히 제한하려던 브레머 행정관의 앞서 구상과는 다른 것이다. 비에이라 데 멜로 특사는 "브레머 행정관이 유엔의 권고를 받아들여 몇가지 양보를 한 끝에 애초 자문역으로 국한하려던 위원회에 점진적으로 일정한 권한을 위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유엔은 또 이 기구의 명칭도 이라크 임시행정부에서 과도통치위원회로 바꾸도록권고했다. 이 위원회는 이라크인 25-30명으로 구성돼 정부 각 부처의 `핵심 자문위원'을임명하고 브레머 행정관에게 자문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 위원회는 이라크 헌법을 기초할 70-80명으로 구성될 별도의 위원회와 동시에 활동하게 된다. 미 군정당국은 이라크의 모든 사회단체와 협의를 거쳐 헌법을 기초할 7-10명으로 구성되는 헌법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며 이 위원회는 2-3개월내에 몇가지 헌법초안을 별도의 임시위원회에 제출, 국민투표에 부칠 헌법초안을 마련한 후 투표를 거쳐 헌법을 제정하게 된다고 비에이라 데 멜로 특사는 설명했다. 헌법제정을 위한 국민투표에 이어 총선이 실시되고 나면 미국 주도의 이라크 점령이 끝나게 되며 이 모든 과정에는 최고 24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라크의 주요 정치단체 대표들이 미국 주도의 행정당국이 내놓은 과도통치기구 설치계획을 협의하기 위해 7일 쿠르드족이 장악하고 있는 이라크 북부에서회동할 것이라고 쿠르드족 관계자가 AFP통신에 밝혔다. 이 회의에는 쿠르드민주당(KDP)과 쿠르드애국동맹(PUK)을 비롯, 미국 국방부의후원을 받는 이라크국민회의(INC), 주요 시아파 단체인 이슬람최고혁명회의(SAIRI),이라크국민단합운동(INAM), 시아파 다와당, 수니파 대표인 나세르 알 차데르치 등후세인에 반대했던 주요 정당 대표들로 구성되는 강력한 7인 `지도위원회' 대표들이참석한다. (바그다드.아르빌 AFP=연합뉴스)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