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던 미국 경제가 실업률 상승이라는 악재에 직면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지난 6월중 실업률이 5월보다 0.3% 포인트 상승한 6.4%로 9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실업률은 지난 94년 4월 이후 최고치로 당초 월가의 예상치보다 높은 것이다. 미국의 실업률이 이처럼 높아진 것은 이 기간 기업들이 약 3만개의 일자리를 정리했기 때문. 이로 인해 미국내 실업자수는 전달보다 약 36만명이 늘어난 936만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부문이 약 5만6천개의 일자리를 없애 최근 3년간 없어진 일자리수는 약 260만개로 늘어났으며 소매 부문에서 약 1만3천개, 항공업부문에서도 7천200개의 일자리가 줄었다. 반면 건설부문의 경우 최근의 낮는 모기지 이율과 건설붐에 힘입어 약 1만6천명의 신규인력을 고용하는 등 건설과 교육.의료,레저 부문 등은 일자리가 늘어났다. 미국 노동부는 또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인수가 전주보다 2만1천명 늘어난 43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실업률 증가라는 악재를 반영, 3일 뉴욕증시는 사흘만에 하락세로 반전하면서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72포인트, 나스닥 종합지수는 15포인트가 하락했다. 전통적으로 6월은 여름철 일자리를 찾으려는 구직자들로 인해 실업자수가 증가하는 시기여서 미국 경제가 불안하지만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실업률이증가한 것이 결코 이례적인 현상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라크전 여파로 일자리를 감축했던 기업들이 다시 고용을 늘리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들어 향후 수개월간 실업률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고 있다. 이처럼 미국의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고용전망이 계속 불투명할 경우 소폭의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 경제가 다시 위축돼 침체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있다. 존 핸콕 파이낸셜 서비스의 빌 체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은 경제가 추진력을 얻기전까지는 신규고용이나 투자를 꺼린다고 지적하고 고용시장 악화야말로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불안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닷컴의 마르크 잔디 이코노미스트도 "고용을 창출하지 못하는 경제는결코 성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경제정책연구소(EPI)의 자리드 번스타인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이같은 실업률 증가가 2분기 경제가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일부 낙관론자들의 기대를 꺾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낙관론자들은 6월 실업률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고용시장이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은 구직자들의 구직행렬이 증가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반박하고 있다. 겉으로 나타난 실업률 수치만을 가지고 미국 경제 전망을 비관해서는 안된다는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조지 W.부시 대통령이 실업률 급증을 우려하고있다고 전하면서 최근 의회를 통과한 감세조치가 본격 시행되는 7월 후반이 되면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가 발휘되기 시작해 고용전망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레인 차오 노동장관도 실업률 증가는 실망스럽지만 실업률 수치 발표보도를보면 향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차오 장관은 "수치의 이면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경제가 추진력을 억으면 새 일자리를 찾으려는 기대심리도 상승해 구직시장이 붐벼 실업률이 상승할 수있다"면서 실업률은 상승했지만 구직자들이 바라보는 경기 전망이 회복되고 있음을강조했다. 6월중 제조업 부문의 일자리는 감소했지만 의료나 레저와 같은 서비스부문의 고용이 증가하고 임시직 채용이 증가한 것도 희망적인 요인이라고 낙관론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류창석기자 y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