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을 맞아 미국 뉴욕시의 노숙자들이 급증해 시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시 노숙자 서비스과의 통계를 인용해 현재 뉴욕시 수용시설에 수용돼있는 노숙자가 모두 3만8천명으로 이 숫자를 집계한 80년대초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가족 단위의 노숙자들이 크게 증가해 시설에 수용중인 노숙자 가족은 모두9천249가구로 어린이가 1만6천500명에 이른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노숙자 가족과어린이 수는 모두 5년 전에 비해 배로 늘어났다. 집주인이 집세를 못내는 세입자를 쉽게 쫓아낼 수 있고 방학을 맞은 자녀들이집에 돌아와 친척들이 노숙자 가족과 함께 지낼 여유가 없어지는 여름철에는 노숙자들이 다른 계절에 비해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특히 올해의 경우 계속되는 경제난으로 저소득층의 일자리가 크게 줄어든데다 치솟는 집값으로 노숙자가 급증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분석했다. 노숙자 지원 비정부기구인 `노숙자를 위한 연대'의 연구책임자인 패트릭 마키씨는 "현재의 노숙자 상황은 위기 수준"이라면서 "심지어 일을 계속하는 가장을 둔 가족조차도 불안정한 일자리와 비싼 임대료 때문에 노숙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1980년대에는 일하는 가장을 둔 노숙자 가족이 10가구당 한가구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5가구당 한가구 꼴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시는 700 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임시 수용시설을 추가로 확보하는 한편 노숙자들에게 선택할 기회를 주지 않고 일정 기준에 적합한 영구 임대아파트가 나오기만 하면 바로 노숙자들을 옮길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등 노숙자 급증 대비책을마련해두고 있다. 그러나 시 당국은 수용시설이 모두 들어찰 경우 추가로 발생하는 노숙자들은 지난해처럼 브롱스의 옛 감옥에 수용한다는 `비상계획'을 세우고 있다. 노숙자 옹호단체들은 뉴욕시가 노숙자들을 옛날의 감옥에 수용할 경우 전염병등 보건문제에 쉽게 노출되고 어린이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이런 조치가강행된다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시를 대상으로 한 소송도 불사할 태세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