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양대 저항운동 단체인 하마스와이슬람 지하드, 최대 정파인 파타운동은 29일(현지시간)부터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한시적으로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3개월간 중지한다고 발표한지 수시간만에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이끄는 주류 정파 파타운동도 휴전 선언에 합류했다.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파타운동 등 팔레스타인 주요 무장단체들의 휴전 선언으로 3년째 지속돼온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유혈충돌을 멈출 결정적 전기가 마련됐다.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는 공동 성명에서 "오늘(29일)부터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무력행동을 즉각 중지한다"고 선언했다. 성명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대한)침략을 중지하고, 우리 민족과 아부 아마르(아라파트 수반)에 대한 포위를 해제하며,모든 죄수들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한시적 휴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성명은 구체적으로 이스라엘에 "가옥 철거와 농지 훼손, 토지.재산 및 알-아크사 사원을 비롯한 이슬람과 기독교 시설 침범 중지"를 촉구하고 "암살과 체포, 집단학살 등 모든 살해행위와 추방"도 중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양대 무장세력의 휴전 선언은 파타운동 내부의 정치적 알력과 휴전 합의문구를둘러싼 이견으로 휴전 발표가 30일로 연기될 것이라는 보도에 이어 전격 발표됐다. 하마스 지도자 압델 아지즈 알-란티시는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가 오늘부터 `시온주의 적(敵)'에 대한 공격을 3개월간 중지키로 결정했다"고 확인했다. 이들 단체는 그러나 "적(이스라엘)이 휴전 조건들을 이행하지 않고 위반할 경우우리도 합의 이행 의무에서 벗어난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 그 경우 발생하는 결과의 책임은 전적으로 적에 있다"고 주장했다. 파타운동도 뒤늦게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즉각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성명은 이집트가 제안한 6개월 휴전안에 따라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무력 공격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파타운동 관계자들은 파타 중앙위원회가 휴전안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팔레스타인 관리들은 파타운동 중앙위원회가 휴전협상에서 배제된데 대한불만과 휴전 문구를 둘러싼 이견으로 휴전 선언이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야세르 아베드 랍보 자치정부 장관은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가 합의문에 `이스라엘'이라는 국명 대신 '시온주의 적(敵)'으로 명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진통이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휴전 협상이 이스라엘에 투옥중인 하마스 지도자 마르완 바르구티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데 대한 파타운동 지도자들의 반발로 선언이 연기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들의 대 이스라엘 공격 중지 선언은 미국과 이집트, 유럽연합(EU) 등의 끈기있는 중재와 설득이 주효했다.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등 무장단체 대표들은 주말 카이로에서 휴전안에 대한 막판 절충을 벌였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의 휴전선언과 때를 맞춰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에서 병력을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이스라엘 공영 TV가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트럭을 동원해 가자지구의 베이트 하눈과 베이트 라히아 등에서군장비를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에앞서 팔레스타인 보안 관리들은 이스라엘군이 이날 자정 병력을 철수할 것이라며 30일 오전부터 팔레스타인군이 치안권을 넘겨받게 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2개월 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의 테러기반을 해체한다는 구실로베이트 하눈과 베이트 라히아에 진주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는 중동평화로드맵 이행을 향한 첫번째 조치로 평가된다. 한편 로드맵 이행을 설득하기 위해 중동을 방문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8일 마흐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총리를 만나 로드맵 이행방안과 휴전안을 논의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29일에는 이스라엘의 아리엘 샤론 총리와 실반샬롬 외무장관을 만나 로드맵 이행 조건들을 논의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특히 이스라엘이 구축중인 안보 장벽과 관련, 비록 영구적 국경은 아니더라도 문제의 소지를 안고있는 정치적 국경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샤론총리는 문제의 장벽이 이스라엘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타협 대상이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이스라엘 신문들이 보도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