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초의 `DIY(Do It Yourself) 아기'가 내달 탄생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일간 이브닝 스탠더드가 27일 보도했다. `DIY 아기'는 임신을 희망하는 여성이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익명의 기증자로부터 정자를 산 뒤 병원의 도움을 받지 않고 집에서 스스로 임신해 출산하는 아기를뜻한다. 신문에 따르면 영국 남동부에 거주하는 한 영국인 부부는 `DIY 아기' 사이트인`맨 낫 인클루디드(Man Not Include)'에 검색료를 지불한 뒤 인종, 눈동자의 색깔,키, 몸무게 등 신체적인 특징과 교육 수준, 직업, 예술적 능력 등 후천적 배경이 마음에 드는 정자 기증 희망자를 골랐다. 이어 최적의 배란기에 기증자의 정자를 `급행'으로 배달받아 집에서 병원의 도움 없이 스스로 아기를 임신했다. 신문은 익명을 요구한 이 부부의 `DIY 아기' 출산을 앞두고 뜨거운 논란이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임신을 하기 위해 정자를 기증받아야 하지만 전통적인 병원 치료를원하지 않거나 받을 수 없는 여성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며 인터넷 정자 판매에 찬성하고 있다. 영국의 대다수 병원들은 미혼녀, 여성 동성애자 및 나이가 너무많은 여성에 대한 불임치료를 거부하고 있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정자를 상업적 용도로 사고 팔거나 아이의 `아버지를 알 권리'를 부인하는 것은 법적, 도덕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신문은 `DIY 아기'를 임신한 여성 16명의 리스트를 확보했다면서 이 가운데 신원 공개에 동의한 한 여성 동성애자의 제이미(26)의 사례를 공개했다. 제이미는 파트너 사라(31)와 4년간의 동거 끝에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 뒤 `맨낫 인클루디드'를 찾았다. 돈을 내고 정자 기증자를 고르고 임신하는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돼 제이미는내년 1월 출산을 앞두고 있다. 제이미는 "우리 행동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낳은 아이가 사랑받고 다른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생각한다"고 말했다. `맨 낫 인클루디드'의 창업자 존 곤살레스(40)는 2002년 7월 사이트를 만든 이래 800명의 정자 기증자와 5천명의 여성들이 등록했으며 약 60명이 `DIY 아기'를 낳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