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에게 향후 대만의미래를 결정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지 말도록 경고했다고 대만의 2개 일간지가21일 보도했다. 대만 연합보(聯合報)와 빈과일보(果日報) 등 2개 일간지는 이날미국의 대만주재 대사 역할을 하고 있는 더글러스 팔 미 대만협회(AIT) 타이베이 사무소장이 지난 20일 천 총통을 면담하고 그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연합보는 익명의 한 미국 소식통을 인용, 천 총통이 추진 중인 제4기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세계보건기구(WHO) 가입 여부에 대한 국민투표에 관해 미국과 중국이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 1일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나 대만의 국민투표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천 총통은 총통선거가 치러지는 내년 3월에 원전건설과 WHO가입에 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재임을 노리고 있는 천 총통은 내년 선거에 출마할 계획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국민 투표의 진짜 목적이 대만 독립을 위한 국민 투표를실시하기에 앞서 기반을 다지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소식통은 "중국은 일단 대만이 국민 투표를 실시하면 그 주제와 관계없이 한계선을 넘은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입장을 충분히 알고 있으며, 중국의 입장을 대만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말해 일단 선례가 만들어지면 대만이 조만간 주권에 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게 될 것이라는 게 중국의 시각"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중국도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타이베이 dpa=연합뉴스)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