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민당의 핵심 실세로 리덩후이(李登輝) 총통 시절 정치자금 운영에 깊게 관여한 것 등과 관련해 앞서 기소된 중화개발금융공사의류타이잉(劉泰英) 이사장이 20일 사퇴했다. 대만 최대 벤처 캐피털인 중화개발금융공사는 이날 성명에서 류 이사장이 또 같은 계열인 중화개발공상은행 이사장직도 내놨다고 밝혔다. 대만 언론은 류 이사장의 사퇴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재정부가 그의 퇴진을 종용했다고 전했다. 중화개발금융공사 새 이사장으로는 류가 기소된 후 지난 4개월여 직무를 대행해온 다이애나 천이 들어설 것으로 설명됐다. 중화개발공상은행의 후임 이사장은 `베니 후'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66세로 리 전총통의 핵심 측근인 류 이사장은 정치자금 운영과 관련해 착복, 사기, 돈세탁 및 주식내부거래 등 모두 12개 혐의로 형사 기소돼 검찰로부터 16년의 실형을 구형받은 상태다. 류 이사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본인의 문제로 회사가 더 이상 타격받지 않도록하기 위해 사퇴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기소 혐의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결백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검찰에 따르면 류는 국민당 집권 시절 당의 핵심 자금 라인을 관리하면서 국내는 물론 미국과 일본내의 친 대만파 정치인들에게도 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토지 거래에 개입해 사례비를 받았는가 하면 국민당 인사들이 개입된 재정적으로 어려운 회사 주식을 매입토록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대만 소식통들은 리 전총통이 제1 야당이던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에게 선거를 통해 사실상 대권을 넘겼다는 것이 정설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류 이사장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을 것으로 추정해왔다. (타이베이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