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이 17일 국무부를 `망가진 부처(broken institution)'라고 맹렬하게 비난하면서 환골탈퇴를 요구했다고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이 18일 보도했다. 깅리치의 이번 발언은 공화당 행정부 주요 부처에 대한 통렬한 어조의 비판인데다 그가 국무부의 중동.북한정책을 강력히 비판해온 공화당내 신보수주의 그룹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나아가 딕 체니 부통령의 친구이자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고문역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주고 있다. 깅리치는 외교정책 관련잡지에 기고한 논문 발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세계 각국에서 반미감정이 기승을 부리는 만큼 국무부가 민주주의적 가치를 증진시키는 기구로 거듭나도록 재편하라"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그는 특히 "국무부가 독재자를 지지하거나 부패한 동맹국을 옹호하고, 법치주의.헌법상의 자유와 자유선거 등 소위 미국식 가치들을 적극 전파하는데 실패해 결과적으로 부시대통령의 외교정책 목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국무부 업무는 세계 각국을 관리하는게 아니라 미국이 추구하는 세계로 각국이 보다 가까이 오도록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라면서 "국무부는 조직 전체가 문화적 충격과 환골탈퇴를 경험할 필요가 있으며, 미국적 가치들을 좀더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전달자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깅리치는 ▲국무부 재외공관을 총괄하는 외교국의 40%확대 ▲백악관내 대외홍보 담당부서 신설 ▲상하원의 청문회 개최를 제안하면서 대통령 직속으로 태스크 포스를 구성해 내년 대통령 국정연설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 구상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과 국무부 관료들은 기회를 잘 잡아 `눈길을 끌려는' 시도로 평가절하하며 논평을 거부했으며, 특히 필립 리커 국무부 대변인은 "아무도 이를 눈여겨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