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출범한 아르헨티나 신정부가포클랜드 영유권을 강하게 주장하며 영국측에 재협상을 벌일 것을 요구했다고 아르헨 유력일간 라 나시온이 16일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라파엘 비엘사 아르헨 외무장관은 이날 오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탈식민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아르헨티나 지명으로는 말비나스인 포클랜드 군도에 대한 주권을 회복하는 일은 헌법이 보장한 것으로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이 신문은 전했다. 비엘사 장관은 영국과 직접적인 협상을 통해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를 원한다면서, 영국 정부에 대해 논의를 하는 것을 꺼리지 말고 직접 협상장에 나오라고촉구했다. 비엘사 장관은 "영국이 영유권 협상을 피하기 위한 구실로 (전쟁을 일으킨) 아르헨의 과거 군사정권을 거론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클랜드 지방의회 마이크 서머스 의원은 현재 포클랜드 섬에서 독립을 위한 움직임도 없고 주민들이 자신의 일을 스스로 잘 해결하고 있는 마당에 자치를 파괴하려 하고 있다고 아르헨 당국을 비난했다. 비엘사 장관의 이 같은 행보는 네스토르 키르츠네르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취임식에서 자신은 "말비나스 문화가 흡입된" 아르헨 남부 출신이라는 점을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이날 탈식민 특별위는 아르헨과 영국 양측이 영유권 분쟁 문제를 신속하고도 평화롭게 해결할 목적으로 협상을 재개하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한편 지난주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미주기구(OAS) 연례총회에서도 34개 회원국은 포클랜드 영유권 분쟁의 평화로운 해결을 위한 협상을 열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포클랜드는 여러 개의 작은 섬들로 구성된 대서양 남단의 군도(群島)로 인근 해역에 오징어와 흑대구, 새우 등 수산자원이 풍부할 뿐 아니라 영국의 북해유전과 비슷한 배사구조를 지녀 원유매장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영국은 이 섬을 1833년 무력점령한 뒤 자국민을 이주시켜 자치령으로 삼아왔다. 이 때문에 포클랜드 섬 영유권을 둘러싸고 아르헨티나과 영국은 오랫동안 `견원지간'(犬猿之間)으로 지내왔다. 이 섬에 대한 영유권을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아르헨 군정의 절정기였던 지난 82년 4월2일 레오폴도 갈티에리 군사평의회 의장 겸 대통령 직무대행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선전포고없이 포클랜드섬에 대한 무력침공을 감행하면서 일으킨 전쟁이바로 포클랜드 전쟁이다. 아르헨군의 항복으로 개전 72일만인 같은해 6월14일 전쟁이 종료됐으며 불과 2개월여의 전쟁으로 양국군은 사망 900여명, 부상 수천명 등 큰 인명 피해를 보았을뿐 아니라 양국 국민감정을 더욱 악화하는 비극을 낳았다. 사망자 가운데 652명이아르헨인이었다. 말비나스 영유권 회복에 대한 아르헨 국민의 관심은 아직도 대단하다. 전국 어느 거리의 벽돌담이나 건물 외벽에는 지금도 `말비나스는 우리땅'라는 낙서가 즐비하며 심지어는 플래카드까지 걸어놓은 곳도 많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