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사무총장은 16일 이란에 대해 "더 광범위한 핵사찰을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막된 IAEA 정기 이사회 보고를 통해, IAEA가 그간 강도높은 사찰을 해 이란이 특정 핵물질과 핵활동을 신고하지 않았으며, 현재 이를 시정하기 위한 조치를 이란 정부 협력하에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이어,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외에 그 부속의정서에도조속히 가입하고, 우라늄 전용이나 농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연구.개발 및 중수(重水)의 이용 등 모든 핵 프로그램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또 이란 정부가 IAEA에 신고 시설외에 모든 의심 시설들을사찰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우라늄 농축이 이뤄진다는 소문이 있는 이란 내 특정 지역에서의 표본 채취 허용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란의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IAEA 파견 대표는, 이란은 IAEA 요구에신축적으로 대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뒤 그러나 IAEA가 다른 NPT 가입국들에게 적용하지 않는 일을 이란에 강요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살레히 대표는 "이 모든 문제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문제 해결을 낙관하지만 미국의 압력은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이날 이란을 방문중인 에모말리 라흐모노프 타지키스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란은 대량살상무기(WMD)를 개발하거나 개발할의도가 없다고 말했다고 이란 관영 IRNA 통신이 보도했다. 하타미 대통령은 "이란은 대량살상무기로부터 자유로운 지역이 되기를 원하며그같은 무기를 생산하기 위한 어떤 활동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엘바라데이 총장은 이날 보고에서 북한 핵문제와 관련, "IAEA는 (사찰관이모두 추방된) 작년 12월 말 이후 안전조치 협정과 관련한 기능을 전혀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북한이 핵물질을 무기나 다른 폭발장치로 전용하지 않았다'는 확증을여전히 제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그러나 우리는 북한을 NPT 체제로 복귀시키는 일과 관련해IAEA의 검증기능을 활용, 모든 관계 당사자들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면서 "(복귀를통한) 시정조치는 현재 NPT 체제와 관련한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