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학생 등을 겨냥한 무자격 사설 호텔학교의 난립으로 스위스 호텔학교의 국제적인 전통과 명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스위스 호텔학교 협회장인 마르틴 키셀레프는 16일 스위스 국제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영리목적만을 추구하는 호텔학교로 인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키셀레프 회장은 "우리는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으나 이를 잃어가고 있다"고 개탄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은 이러한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별로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위스에서는 사설 고등교육 기관을 관장하는 연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교육적인 자격과 경험과 관계없이 어느 누구도 학교나 대학을 설립하고 학위를 발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스위스 전국에 40여개 호텔학교를 운영하는 설립자 14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스위스호텔학교협회도 스위스 칸톤(州)이나 연방정부로부터 공인을 받지 않고 있다. 호텔학교협회는 매우 엄격한 조건을 충족하는 호텔학교에 한해서 회원자격을 부여하고 있으며 다른 모든 호텔학교에 대해서도 이러한 요건을 강제적으로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키셀레프 회장은 허위.과대 광고를 통해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호텔학교의 무분별한 모집경쟁이 최근의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주요 요인중의 하나라고 분석했다. 일부 호텔학교 경영자들은 허름한 호텔을 임차한 뒤 중국 유학생 50명을 합숙시키고 숙박료를 징수하는 것은 물론 무자격 강사를 채용하고 단기 학위를 남발하고 있다는것이다. 이러한 사설학교의 난립과 부실경영은 호텔학교 뿐 아니라 경영학 석사과정과 어학연수 학교에도 만연하고 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지난 1월 시용 지역 인근에 위치한 CMSD 대학에서는 중국 유학생 8명이 자신들이 기대했던 수준과 너무 동떨어진다는 불만을 제기한 뒤 등록을 거부하고 귀국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스위스 교육당국은 자유로운 영업활동을 보장하고 정부의 간섭을 최대한배제하는 전통과 정치적 특수성을 들어 사립교육을 법으로 규제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한편 주스위스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스위스 호텔학교에 재학중인 한국인 유학생의 구체적인 숫자는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외환위기 당시 150명 정도에 달했던 유학생이 최근 들어 300여명 정도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단기 유학생을 포함해 호텔학교에 등록한 한국인 학생은 현지 공관이 추산하고 있는 숫자를 훨씬 초과할 것으로 교민들은 내다봤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