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미군의 특수부대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이 잡지는 특수전 신봉자인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강력히 추진하고있는 특수부대 강화 전략이 앞으로도 계속 추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9.11 테러' 이후 국제 테러와 변화된 국제분쟁 방식에 대응하기 위해 "속도와 은밀함"을 보장할 수 있는 특수부대의 작전 능력을 키우는 것을 군사전략의 핵심 과제로 추진해오고 있다. 럼즈펠드 장관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자신의 `특수전 이론'을 시험한 뒤 이라크 전쟁에서 본격적으로 특수부대를 투입함으써 군사 작전 개념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처럼 특수전이 미 군사 전략의 핵심으로 등장함에 따라 미 군부에서 특수 작전부대(SOF) 전문가들이 득세하고 있다. 럼즈펠드 장관은 특수부대에 대한 예산 배정을 확대하고 아울러 군 지휘부에 특수부대 출신을 중용하고 있다. 최근 특전 사령관 출신의 퇴역 장성인 피터 슈메이커를 육군 참모총장에 기용한 것은 럼즈펠드 장관의 특수부대 선호를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로 꼽히고 있다. 미국 역사상 특수부대 출신자가 육군 최고 지휘관에 오른 것을 이번이 처음이며이는 미국 정부의 특수부대에 대한 의존도가 얼마나 심화되고 있는 지를 보여주고있다. 미군은 이라크전 이전부터 `델타 포스'와 `네이비 실' 등 특수 부대를 이라크에침투시켜 작전을 수행했으며 이라크 전쟁이 사실상 끝난 지금까지도 이라크에서 특수부대의 작전이 계속되고 있다. 미군 특수부대원 약 1만명이 현재 이라크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는 2차대전 이후 특수부대 동원 규모로는 최대를 기록한 것이다. 또한 이는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보다 3배나 많은 숫자이다. 이들 특수부대는 사담 후세인 등 이라크 지도부 색출, 유정 및 정유 관련 시설보호, 인도적 물품 지원 작전 지원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때 언론을떠들썩하게 했던 제시카 린치 일병 구출 작전도 물론 특수부대가 나선 것이다. 럼즈펠드 장관은 지난 1월 특수전 작전 능력 향상 계획을 발표한 후 의회에 특수부대 예산을 30% 증액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렇게 되면 특수부대 예산은 70억달러로 늘어나고 향후 수년간 특수부대 병력은 전체 병력의 10%까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럼즈펠드의 야심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부의한 관리는 럼즈펠드가 추가로 특수부대원을 배치할 것을 이미 지시했다고 밝혔다. 럼즈펠드는 "전쟁과 적 개념이 변함에 따라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특수부대의작전 능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특수부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슈퍼 병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이는 럼즈펠드 자신도 잘 알고 있다. 미국 특수부대는 지난 20개월동안 아프가니스탄에서 오사마 빈 라덴을 색출하는 데 실패했으며 이라크전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후세인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했고 대량살상무기도 찾아내지 못하고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던 한 특수부대 지휘관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있고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