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대량 생산의 길을 연 미국 포드자동차가 16일로 창립 1백주년을 맞는다. 헨리 포드(1863~1947)가 1903년 6월16일 설립한 포드자동차는 디트로이트의 한 허름한 마차공장에서 출발했으나 '모델 T'를 시작으로 한 세기 동안 포드 링컨 머큐리 등 87개 모델을 출시하며 자동차 대중화시대를 이끌었다. 1913년에는 근로자가 돌아다니지 않고 한 자리에서 일을 하는 컨베이어 생산시스템을 도입,제조업 생산 방식의 신기원을 개척했다. 이 분업 방식은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가 공산품 생산을 비약적으로 늘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회사 경영은 21년을 제외하곤 포드가(家)가 맡고 있다. 창업주인 헨리 포드는 1919년 아들 에드셀 포드에게 경영권을 넘기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에드셀 포드가 1943년 50세의 나이로 사망하자 다시 사장이 돼 손자 헨리 포드2세에게 물려준 1945년까지 회사를 이끌었다. 포드자동차는 헨리 포드2세가 은퇴한 1980년 이후 21년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됐다. 그러나 회사가 적자에 허덕이자 헨리 포드의 증손자 윌리엄 클레이 포드주니어(일명 빌 포드·47)가 최고 경영자(CEO) 겸 회장에 취임,포드가가 경영권을 다시 잡았다. 포드는 현재 GM에 이어 세계 2위의 자동차메이커로 전세계 종업원 35만명,지난해 매출액 1천6백24억달러(1백95조원)를 올려 한국 최대그룹인 삼성(1백41조원)보다 30% 가량 많다. 올 하반기에는 3억대째 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 2000년과 2001년 2년 연속 적자를 내는 등 경영 악화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단행되는 우울한 분위기 속에 1백주년 기념행사를 갖고 있다. 한국에서는 기념 모델 '포드 토러스 센테니얼 에디션'이 소량 한정 판매되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