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서울 등 한국의 주요 도시에 운집, 미군의 역할에서 이라크전에 이르기까지 미국에 불만을 털어놓았다고 14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1면 상단에 2만여 시민들이 촛불을 든 채 시청 앞 광장을 빼곡이메운 '한국 반미시위(Anti-U.S. Protest in South Korea)' 제하의 컬러사진과 함께국제면 주요 기사로 지난 해 주한미군 궤도차량에 치여 숨진 두 여중생 '효순ㆍ미선1주기 추모대회 겸 자주ㆍ평화 실현 촛불대행진추모제'를 소개했다. 여중생 사망사고가 한미관계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고 전하면서 LA 타임스는시위 참가자가 1백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긴 했으나 이날 시위는 최근 수개월 내 최대규모로 (한국내) 반미감정이 표면 아래에 여전히 남아있음을보여줬다고 진단했다. 지난 해 반미정서가 극에 달했을 때 대선에서 승리한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월취임이후 공공연한 (반미)표현을 차단하려 애써 왔고 정부 각료들도 1주기 추모행사중 자제를 촉구했으며 주한미군도 효순ㆍ미선양 추모행사를 가졌다. 그러나 일부 시위자들은 여중생 추모에는 관심이 덜해 북한 핵이 또 다른 한국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위기 속에 부시 행정부의 강경한 대북입장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6.25 전후 복구 당시 미국계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한 박월림(85)씨는 유창한 영어로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또 다른 한국전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