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시에라리온 합동 국제전범재판소는 4일 찰스 테일러 라이베리아 대통령을 전범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부는 이날 소장에서 테일러 대통령이 "지난 90년대 시에라리온 내전 당시국제인도주의법 위반과 전쟁 범죄 등에 대한 중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 소속 미국 검사들은 현재 라이베리아 반군들과의 평화협상을 위해 가나의 아크라를 방문한 테일러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도 발부됐다고 말했다. 테일러 대통령은 이날 자신에 대한 국제전범재판소의 기소사실이 공개된 직후 아크라 회의장에 도착, "테일러 대통령이 문제거리로 비쳐진다면 스스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3년째 격화되고 있는 라이베리아 내전에 언급, "내가 물러나려는 이유는 사람들이 죽어가는데 지쳤기 때문이며 나는 라이베리아에서 이같은 집단학살을더이상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테일러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국제전범재판소의 기소ㆍ체포영장 발부에도 불구, 아크라 평화회담 개막식 참석후 가나를 떠났다. 한편 아도 아쿠포-아도 가나 외무장관은 이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테일러 대통령에 대한 기소사실을 통고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평화회담 개막식에는 타보 음베키 남아공화국 대통령, 올루세군 오바산조나이지리아 대통령 등 다른 여러 아프리카 최고 지도자들도 참석했다. 지난 1989∼96년간의 라이베리아 내전에서 군벌 지도자들 가운데 최강자로 부상한 뒤 1997년 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테일러 대통령은 그동안 시에라리온 정권과 다이아몬드 광산을 차지하기 위해 10년간 내전을 벌여온 시에라리온 혁명연합전선(RUF) 반군을 지원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들 반군은 내전기간 민간인 수 만명을 학살하거나, 손발을 자르고, 납치 또는 강간하는 등 반(反) 인도주의적 범죄를 저질러왔다. (프리타운 APㆍAFP=연합뉴스) hoonkim@yna.co.kr hcs@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