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갑부들 사이에서 미국 경제전문잡지 포브스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되고 있다. 포브스가 매년 선정하는 중국 1백대 갑부 명단에 오른 일부 부호들이 불명예 사건에 휘말려 처벌을 받거나 심지어 목숨까지 잃는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희생자가 된 갑부는 지난해 포브스가 중국 11대 갑부로 선정한 저우정이(周正毅) 눙카이 그룹 회장. 그는 현재 대출 비리 등의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2001년 포브스 선정 중국 1백대 갑부 명단 2위에 올랐던 양빈(楊斌) 어우야 그룹 전 회장도 지난해 중국 당국에 구속돼 오는 12일 부패와 사기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는다. 또 포브스가 중국의 3대 갑부로 선정한 양룽(仰融) 화천 그룹 전 회장은 화천자동차 재산권을 놓고 정부와 분쟁이 빚어져 구속영장까지 발부되자 지난해 5월 미국으로 도주했다.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인기 여배우 류샤오칭(劉曉慶)은 지난 1999년 포브스가 중국 45대 갑부로 선정하면서 당국의 집중적인 세금 추적을 받아 지난해 5월 탈세혐의로 구속됐다. 특히 중국의 27대 갑부인 리하이창(李海倉) 하이신 철강그룹 회장이 지난 1월22일 괴한이 쏜 총탄에 맞아 숨지자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들이 갑부보호를 촉구하기도 했다. 중국의 한 경제인은 "포브스 갑부 명단에 오를 경우 세간의 주목을 받고 당국의 집중 감시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이같은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