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미국은 1일 이라크전을 둘러싼이견에도 불구, 9.11 테러 이후 조성된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지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러-미는 또 세계의 전략적 안정과 대량 살상무기 비확산, 국제 테러 근절, 양국교류 확대 등을 위해서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현지시간) 도시 건설 300주년 기념 축제가 열리고 있는 러시아 제2 도시 상트 페테르부르크 외곽의 고궁 콘스탄틴궁(宮)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의견을 일치시켰다. 양국 대통령은 회담에서 ▲북한.이란의 핵개발 ▲전후 이라크 재건▲중동 평화등 주요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벌여 양국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해나가기로 의기를 투합했다. 두 정상은 또 북한과 이란 등이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세계 안보가 급격히 취약해질 것이라는 판단 아래 대량 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위해 공동 보조를 취하기로 약속했다. 이와 함께 양국 정상은 세계의 전략적 안정과 국제 테러 근절, 러-미간 정치.경제.사회.문화 교류를 한층 활성화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대통령은 또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Ⅰ)에 따라 지금까지 양국에 보유가허영된 6천기의 전략 핵탄두 수를 2012년 까지 1천700-2천200기 선으로 대폭 줄이도록 하는 전략 무기 감축협정 비준서에 서명했다. 푸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5월 모스크바 정상회담에서 이같은내용의 전략무기 감축 협정에 합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이날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오는 9월 캠프 데이비드 별장을 방문해줄 것을 초청, 이라크전을 둘러싼 이견으로 불거진 양국 갈등이 상당 부분해소됐음을 시사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뒤 부시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대량 살상무기가지구 전역으로 확산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우리에게 주지시킬 필요는 없다"면서 "러-미는 앞으로 핵 비확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또 "이라크 위기 당시 러-미는 뛰어난 자제력을 발휘해 양국 관계를 훼손하지 않았다"면서 "오늘 회담은 우리가 그동안 위기 관리를 얼마나 잘해 왔는지를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에 대해 우려했으며, 이들 국가에핵확산금지조약(NPT)을 충실히 따르도록 요구하기로 했다"면서 "북한에게 가시적이고 입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도록 핵개발 프로그램을 해체하도록 강력히 촉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우리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시 수반되는 결과들에 인식을 같이 했다"면서 "우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함께 북한과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못하도록 협력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라크에서 대량 살상무기를 발견하지 못한 데 대해 그는 "우리는 이라크가 부인했던 무기 시스템들과 유엔 결의안에서 금지된 생물학무기 실험들을 이미 발견했다"고 직접적 답변을 회피했다. 회담에 앞서 푸틴 대통령과 부인 류드밀라 여사는 콘스탄틴궁 현관에서 부시 대통령 부부를 영접했으며, 양 정상은 이어 곧바로 준비된 회의실에서 본격적인 회담에 들어갔다. 앞서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무엇보다도 양국간 신뢰 회복이 초점이 될 것이라면서 회담은 `테러와 전쟁'에서 동맹 관계를 유지했던 것처럼양국간 재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르게이 프리호드코 크렘린 외교정책보좌관도 회의에 앞서 전 세계의 안보와안정을 위해 러-미의 가깝고 진실한 파트너십과 상호 존중이 필요할 것이라고 정상회담의 의의를 강조했다. 그는 이날 회담에서 핵무기 비확산과 전후 이라크 재건, 중동 평화 정착 등과같은 이슈들이 광범위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정상회담을 마친 푸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다시 G8(서방선진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이 열리는 프랑스 에비앙으로 이동해 자리를 같이 한다. 1-2일 이틀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G8 정상회담에서도 북핵 문제와 이라크 사태 등이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