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27일 이스라엘과의 협상에서 팔레스타인측 책임자는 압바스 총리가 아니라 자신이라고 주장하고 나서는 등 `로드맵'의 이행 문제를 논의할 중동평화회담을 앞두고 팔레스타인지도부내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아라파트는 이날 열린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이같이 주장한 뒤 자신이 2차 정상회담 개최 이전에 이스라엘측이 제안한 안보관련 협상안들을 재고하기를 원한다고 밝혀 회담의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같은 아라파트의 돌출 행동은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마지못해 임명한 압바스총리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향후 이스라엘과의 협상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권력 투쟁'의 일환으로 분석되며, 이로인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정상회담 계획이 혼란에 빠지는 등 중동 평화협상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압바스 총리와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당초 지난 17일에 이어 28일 제2차정상회담을 열어 로드맵 이행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각료인 야세르 아베드 라보는 회의를 마친 뒤 정상회담이예정대로 28일 개최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스라엘 총리실의 라아난 기실 대변인은AP통신에 "28일에는 회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라디오는 정상회담이 오는 29일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으나, 이스라엘총리실 관리들은 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양측이 정상회담이 `기술적인 이유들'때문에연기됐다고 말했다. PLO의 한 관리는 아라파트가 정상회담을 조정함으로써 미국과 이스라엘, 압바스총리 등에게 자신이 평화 협상과 관련된 결정들을 내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있다고 분석했다. 아라파트는 그동안 압바스 총리의 조각 결정에 반대하고 팔레스타인 보안군에대한 통제권을 행사하는 한편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에 대한 최종 권한을 유지하는등 압바스 총리의 권한을 제한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팔레스타인의 관련 법규들은 압바스 총리의 권한을 제한하는 한편 이스라엘과의협상에 대한 승인권을 PLO 집행위원회에 부여하고 있으며 아라파트는 PLO 집행위에대한 통제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그동안 아라파트가 테러를 지원하고 있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부패와 무능으로 물들었다고 비난하면서 그의 퇴진을 추진해왔다. 한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리들은 내달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샤론이스라엘 총리, 압바스 팔레스타인 총리가 참여하는 3자 정상회담이 이집트 또는 요르단에서 개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루살렘 AP=연합뉴스)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