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세계보건기구(WHO)의 여행자제권고 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시민들이 축제 분위기에 들뜨고 있다. 홍콩 시민들은 25일 WHO의 여행자제권고 해제와 함께 전날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신규 감염자가 없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스 감염을 우려해 외출을 자제했던 시민들은 휴일을 맞아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으며 화장품 매장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립스틱을 사려는 여성들로 붐볐다. 명품을 파는 백화점과 전문점들은 대규모 바겐세일에 들어갈 준비를 서두르고 있으며 호텔들도 관광객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방값을 대폭 할인하고 있다. 또 여행사들은 동남아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2박3일 홍콩 패키지 관광상품 요금을 반값으로 할인하기로 했으며 동남아 해외여행 상품도 대폭 할인해 팔고 있다. 홍콩여행업협회는 "동남아지역 관광객 재유치를 위해 2박3일 홍콩 패키지 여행상품 값을 120달러(14만원)로 원래 가격의 50% 수준에서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부 여행사들은 교통편과 점심을 제공하고 홍콩의 유명 관광지를 안내하는 시내관광 요금을 거의 공짜 수준인 1인당 38홍콩달러(6천원)까지로 내렸다. 또 유람선 운영업체인 P&O 전무 겸 홍콩여행사협회 부회장인 리처드 윌리스는 "유람선 탑승객들에게 요금을 최고 70%까지 할인하는 판촉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홍콩 특구 정부도 아시아의 `세계적인 도시'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10억 홍콩달러(1천530억원)를 투입해 대대적인 홍콩 재도약 축제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영국의 록그룹 롤링 스톤스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미주지역 인기 가수 릭키 마틴 등을 초청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홍콩연예인협회가 사스 환자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24일 홍콩 스타디움에서 개최한 `1:99 음악회'에는 모두 2만6천여명의 관중들이 참여했다. 홍콩의 유명 스타들이 총출동한 이번 자선 콘서트에서 공연 도중 사스 신규 감염 환자가 1명도 없다는 발표를 전하자 참석자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