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23일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흡족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텍사스 목장에서 개최된 회담에서 더할 나위없이 극진한대접을 받는 등 회담의 형식과 내용면에서 두 정상의 개인적인 친밀감과 미일 양국의 밀월 관계를 대내외에 유감없이 과시했다. 주목됐던 북핵 대응을 둘러싸고는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되 북한이 핵긴장을 고조시킬 경우 단계적인 대항 조치를 취한다'는데 합의함으로써 고이즈미 정권이 내심모색해온 강온 양면의 해법을 도출해 냈다. 두 정상이 확인한 대응 조치는 대북 불법 송금 규제, 마약 밀수 단속 강화, 물품 수출 규제 등의 경제제재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모두 고이즈미 총리의 방미를 앞두고 일본 정부가 검토해 왔거나 이미 실시중인 사항들이다. 미국과의 연대를 중시하면서 동시에 대화 노선을 견지하고 있는 한국의 입장도배려한 무난한 결과로 받아들여질 만하다. 고이즈미 총리로서는 중일, 한일 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대북 정책에 대한 발언력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번 정상 회담에서 한국과 일본의 북핵 다자회담 참가가 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일본인 납치 사건과 핵.미사일 문제의 포괄적해결을 모색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부시 대통령에게 밝혔다.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일본인 납치 사건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문제 해결을위한 협력을 약속함으로써 고이즈미 총리에게 `선물'을 안겨 주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와 함께 고이즈미 정권의 구조개혁에 대해서도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의 금융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화답하는 한편,자위대 파견을 통한 이라크 전후 처리 지원과 미사일방어(MD) 계획 등에 대한 협력을 부시 대통령에게 약속했다. 안보 정책에 관한 한 미일 동맹을 최우선시하는 고이즈미 정권의 친미노선을 거듭 확인한 셈이다. (도쿄=연합뉴스) 김용수 특파원 y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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